바이든, 후보 사퇴 후 첫 공개석상 “내 야망, 민주주의 구하려 포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길”이라며 민주주의와 통합을 위해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재차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재선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날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미국을 더 사랑한다”며 “위태로운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게 어떤 직책보다 중요하다.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이 새로운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위태로운 민주주의’ 등을 언급한 것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우기 위해 자신이 후보직 사퇴를 결단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지목해왔다. 다만 11분 동안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이나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며 역사와 권력, 미국의 이상이 국민의 손에 달려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11월 대선을 진보와 퇴보, 희망과 증오, 단합과 분열 사이의 선택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정직과 품위, 존중, 자유, 정의, 민주주의를 여전히 믿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경험이 있고, 강인하고 유능하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미국을 위한 리더였다”면서 “선택은 여러분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 일각에서 불거진 대통령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가정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며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개인의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기점으로 고령에 따른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였다.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지난 21일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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