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O다리…모텔주인 살해범과 경찰의 눈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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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디자인의 야구모자, 벌어진 O형 다리.'
폐업한 숙박업소 주인을 살해하고 달아난 60대 남성이 경찰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광주 서구 양동의 폐업 숙박업소에서 업주 A(64)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주변 CCTV를 수거해 분석하기 시작한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우산을 쓴 남성이 숙박업소 쪽문을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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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같은 디자인의 야구모자, 벌어진 O형 다리.'
폐업한 숙박업소 주인을 살해하고 달아난 60대 남성이 경찰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피의자의 과거 범행 수사 도중 폐쇄회로(CC)TV를 수십차례 돌려보며 인상착의를 외운 경찰의 기억력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5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광주 서구 양동의 폐업 숙박업소에서 업주 A(64)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안면부가 함몰된 채 부패가 진행 중인 A씨 시신 주변에서는 혈흔이 묻은 소화기도 있었다.
단순 변사가 아닌 타살 의혹이 짙어지면서 경찰은 곧장 수사에 나섰다.
주변 CCTV를 수거해 분석하기 시작한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우산을 쓴 남성이 숙박업소 쪽문을 빠져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우산 사이로 언뜻 보이는 야구모자와 함께 바깥쪽으로 굽은 O형 다리가 특징이었다.
순간 서부서 강력4팀 이승남 경위의 눈이 번뜩였다. 이 경위는 숙박업소 주변 CCTV로 녹화된 당일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받아 B(61)씨를 수사한 기억을 떠올렸다.
숙박업소 주변 CCTV 영상과 버스회사로부터 확보한 CCTV 영상 속 B씨의 야구모자 등 인상착의가 일치했다. 소환조사 당시 B씨의 O형 다리도 이 경위는 기억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당시 조사 기록을 다시 확인, 거주지 등을 파악한 경찰은 서구 쌍촌동에서 B씨를 붙잡아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변사 사건 수사 개시 25시간 만이다.
조사 결과 B씨는 폐업한 숙박업소에 다짜고짜 들어갔다가 범행에 이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다만 B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수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에 '소변이 마려워 숙박업소에 들어갔다. A씨와는 모르는 사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이 남아있는 기간이 통상 한 달 여인 점을 감안 했을때 사건 자체가 미궁에 빠질 수도 있었다. 형사의 눈썰미가 빛을 발한 건"이라며 "시민의 평온한 일상과 치안 유지를 위해 발빠르게 나서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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