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만 가면 더 놀겠다고 떼 쓰는 아이

칼럼니스트 윤정원 2024. 7. 2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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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떼 쓰는 아이의 속마음

Q. 8살 여자 아이입니다. 아이가 놀이터에 갈 때면 언제까지 놀기로 시간을 정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다되면 더 놀겠다고 떼를 씁니다. 어떻게 하면 약속도 지키고, 즐겁게 놀 수 있을까요?

보통 떼 쓰는 아이는 고집이 쎄고, 막무가내로 보여지기 쉽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감정이 섬세하고 예민하다. ⓒ베이비뉴스

A. 1. 떼는 감정 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1) 유아동은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떼를 쓰게 됩니다. 떼를 쓰는 것은 엇나간 일방적인 소통이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즉각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 3세부터 학령기 초기 아동기의 정서와 행동의 특징으로 감정이 분화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떼 쓰는 아이는 고집이 쎄고, 막무가내로 보여지기 쉽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감정이 섬세하고 예민합니다. 아이가 더 아기이던, 처음부터 떼를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기질이 강하고 까다로워서 세심하게 돌봐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경우라 하더라도 아이의 기질에 맞춤으로 양육하게 되면 감정 조절이 안 되서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장을 상황에 맞게 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2) 유아동은 욕구불만이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 즉 불만이 쌓여서 스트레스가 됩니다. 이는 성인이 짐작하고 인지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훨씬 더 정서와 정신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유는 아동기 이후에는 욕구를 자기 검열을 통해서 합당한지, 현실적인 실현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유아와 아동 초기에는 판단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욕구로 심리에 직접적인 자극을 받기때문입니다. 

2. 감정이 수용되면 약속과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1) 물론 감정과 마음을 알아준다고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감정이 무시되거나 수용되지 않으면 불신이 높아져서 훨씬 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문제는 생활적인 요소와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우선 평소에 아이의 욕구가 충족되었을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양육자의 생각은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채워줘도, 채워줘도 끝이 없기때문에 아이가 욕심이 많다고 하거나 아이의 욕구를 다 들어주려니 지치게 된다고 토로합니다. 아이는 부족함을 느끼고, 양육자는 지치고 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제한과 기준이 문제입니다. 아이의 경우 제한이 없으면 밑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붇는 것처럼 채워지지 않아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양육자의 경우는 기준이 없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2) 심리적인 충만감은 어떻게 채워지는 것일까요? 아주 사소한 경험이 쌓여야합니다. 긍정의 말, 따뜻한 눈빛, 온기있는 스킨십, 등 사소하지만 반복되면 힘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등교할 때 한마디 격려의 표현이나 실수를 했을 때 괜찮다는 사인의 편안한 눈빛, 잠 들기 전에 포옹은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이어지면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심리적으로 충족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기본이 갖춰지면 약속도, 규칙도 지킬 수 있는 마음가짐도 태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3) '왜 떼를 쓰니'가 아니라 '무엇이 불만이니'라는 질문이 더 적절합니다. '무엇이 불만이니 보다 엄마가 안아줄게 이리 와'가 필요할 것입니다. 떼 쓰는 아이는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감각이 발달해서, 민감할 수 있기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돌봐야합니다.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놀이터에서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 그 너머 아이의 정서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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