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만 가면 더 놀겠다고 떼 쓰는 아이
Q. 8살 여자 아이입니다. 아이가 놀이터에 갈 때면 언제까지 놀기로 시간을 정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다되면 더 놀겠다고 떼를 씁니다. 어떻게 하면 약속도 지키고, 즐겁게 놀 수 있을까요?
A. 1. 떼는 감정 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1) 유아동은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떼를 쓰게 됩니다. 떼를 쓰는 것은 엇나간 일방적인 소통이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즉각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 3세부터 학령기 초기 아동기의 정서와 행동의 특징으로 감정이 분화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떼 쓰는 아이는 고집이 쎄고, 막무가내로 보여지기 쉽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감정이 섬세하고 예민합니다. 아이가 더 아기이던, 처음부터 떼를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기질이 강하고 까다로워서 세심하게 돌봐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경우라 하더라도 아이의 기질에 맞춤으로 양육하게 되면 감정 조절이 안 되서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주장을 상황에 맞게 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2) 유아동은 욕구불만이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 즉 불만이 쌓여서 스트레스가 됩니다. 이는 성인이 짐작하고 인지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훨씬 더 정서와 정신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유는 아동기 이후에는 욕구를 자기 검열을 통해서 합당한지, 현실적인 실현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유아와 아동 초기에는 판단보다는 본능에 가까운 욕구로 심리에 직접적인 자극을 받기때문입니다.
2. 감정이 수용되면 약속과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1) 물론 감정과 마음을 알아준다고 약속과 규칙을 잘 지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감정이 무시되거나 수용되지 않으면 불신이 높아져서 훨씬 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문제는 생활적인 요소와 복합적인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우선 평소에 아이의 욕구가 충족되었을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통 양육자의 생각은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채워줘도, 채워줘도 끝이 없기때문에 아이가 욕심이 많다고 하거나 아이의 욕구를 다 들어주려니 지치게 된다고 토로합니다. 아이는 부족함을 느끼고, 양육자는 지치고 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제한과 기준이 문제입니다. 아이의 경우 제한이 없으면 밑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붇는 것처럼 채워지지 않아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양육자의 경우는 기준이 없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2) 심리적인 충만감은 어떻게 채워지는 것일까요? 아주 사소한 경험이 쌓여야합니다. 긍정의 말, 따뜻한 눈빛, 온기있는 스킨십, 등 사소하지만 반복되면 힘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등교할 때 한마디 격려의 표현이나 실수를 했을 때 괜찮다는 사인의 편안한 눈빛, 잠 들기 전에 포옹은 특별한 것이 아니지만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관성있게 이어지면 정서적인 안정은 물론 심리적으로 충족이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기본이 갖춰지면 약속도, 규칙도 지킬 수 있는 마음가짐도 태도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3) '왜 떼를 쓰니'가 아니라 '무엇이 불만이니'라는 질문이 더 적절합니다. '무엇이 불만이니 보다 엄마가 안아줄게 이리 와'가 필요할 것입니다. 떼 쓰는 아이는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감각이 발달해서, 민감할 수 있기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돌봐야합니다.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놀이터에서 조금 더 놀고 싶은 마음, 그 너머 아이의 정서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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