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의 후보 지명 굳히기 "잘 조율된 전격작전"[2024美대선]
이틀 새 후보 지명 굳히고 트럼프 공격 새 방향 제시
부통령 초기의 정치적 무능 의심 한 순간에 털어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후보 사퇴 48시간 만에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하는 등 대세를 장악하는 과정이 “잘 조율된 전격작전(well-orchestrated cascade)”이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21일 아침 해리스 부통령이 조용히 측근들과 지지자들을 집무실로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사퇴할 것으로 밝힌 직후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사퇴한 오후 1시46분에 맞춰 자신의 선거팀을 출범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위 측근들에 사퇴 사실을 알린 지 1분만이었다.
시간이 금이었다. 전화로 접촉해야할 수많은 주요 민주당 인사들 명단이 마련됐다. 추리닝과 스니커즈 운동화 차림의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유력인사들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밤늦게까지 전직 민주당 대통령, 자신의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미시간, 일리노이,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회 지도자들, 각 지역구의 유력 인사들, 기타 민주당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안에 통화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전격작전을 펴며 보여준 열의와 에너지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여주지 못한 능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토론회 참패 뒤 10여 일 동안 민주당 의원들과 20 차례 통화했을 뿐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불과 10시간 사이에 100 차례 통화했다.
해리스가 전화에 매달리는 사이에 민주당 대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한 팀이 만들어졌다. 해리스 부통령 측근들과 기존의 바이든-해리스 선거 캠프 팀을 통합한 것이다.
불과 48시간 만에 해리스 부통령은 실질적으로 민주당의 모든 경쟁 대상자들을 눌러 앉히고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했으며 1억 달러 이상의 선거자금을 모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공격 노선을 선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처럼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자신에 대한 열광적 지지를 이끌어냈고 민주당을 순식간에 장악했다.
"완벽한 48시간"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공화당이 공격하기 시작한 해리스 부통령의 진보적 입장에 대한 우려를 한순간에 털어 버렸다.
바이든-해리스 선거 캠프가 확보한 9600만 달러의 선거자금 및 1300명으로 구성된 선거 캠프를 해리스 부통령 앞으로 공식 이관하는 작업도 신속히 이뤄졌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제출한 시간이 바이든 사퇴 발표 3시간 뒤인 오후 4시48분이었다.
바이든이 사퇴에 저항하는 동안 민주당은 깊은 우려 속에서 혼란을 겪으면서 트럼프에 맞서 결집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오길 간절히 기다렸다. 해리스 부통령 이외에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클린턴 부부가 지지 선언 선도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의 사퇴 발표 뒤 1시간 이내에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이 함께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해리스에 대한 민주당 인사들의 지지 선언이 쏟아졌다.
흑인 의원 모임, 캘리포니아 출신 의원 모임 등 해리스 지지자들은 물론 민주당의 모든 세력이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가 장악한 펜실베이니아 주 지역구 출신의 매트 카트라이트 하원의원조차 해리스를 “자랑스럽게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가 대세가 되면서 공화당이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인사를 찾아내 만류하는 작업을 중단했다.
선거자금도 봇물을 이뤘다. 해리스 선거 본부는 바이든 사퇴 이후 23일까지 1억2600만 달러를 모았다고 밝혔다.
전격적인 해리스 부통령의 부상을 본 많은 민주당 지도자들이 과거 해리스 부통령의 정치적 능력에 대해 품었던 의구심을 떨쳐냈다.
검사출신인 자신과 중범죄자 트럼프 대비
해리스 부통령은 윌밍턴 선거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공동 선거본부장과 줄리 차베스 로드리케스 선거 매니저를 유임시켰다. 해리스 측근들은 두 사람 외에 캠프 최고위직에 자기 사람을 1명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관리한 데이비드 플러피와 짐 메시나 등이 물망에 오른다. 그러나 바이든의 핵심 선거 참모였던 마이크 도닐런은 해리스 선거 캠프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백악관 부통령 집무실에 모였던 팀들은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워싱턴 맛집 앤디스에서 피자와 샐러드를 시켜먹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먹은 피자는 안초비를 얹은 것이었다. 바이든이 사퇴한 지 36시간 만인 다음날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했다. 하루 뒤엔 전체 4000명의 대의원 가운데 310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사퇴 뒤 48시간 만에 후보 지명을 확고히 하자 지지를 유보했던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총무도 지지하고 나섰다.
두 사람의 지지 표명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밀워키를 향하고 있었다. 민주당의 새 얼굴로서 첫 전장에 나서는 길이었다.
밀워키 유세에 참가한 군중이 3500명이 넘었다. 바이든의 어떤 유세보다 많은 참가자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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