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비한 변칙개봉 '슈퍼배드4' 축하 받지 못할 상영 레이스
조연경 기자 2024. 7. 25. 08:16
첫 인상부터 좋지 못했다. 그저 관객만 많이 모으면 상관 없다는 입장이겠지만, 흥행을 해도 국내 영화계의 환영과 축하는 물 건너간 모양새다.
네 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4'가 극장 시장을 교란 시킨 대규모 유료 시사회 강행, 이른바 변칙개봉으로 미운털이 제대로 박혔다. 심지어 변칙개봉 효과도 미비해 그저 한국 영화들과 관계자들에게 속상함만 안긴 꼴이 됐다.
24일 국내에서 공식 개봉한 '슈퍼배드4'는 오프닝 스코어 7만3344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7만8290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같은 날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 날이지만 변칙개봉으로 10만 명을 깔고 시작하게 된 누적관객수다. '슈퍼배드4'는 개봉 전 주말이었던 20일과 21일 주말 이틀동안 전국 극장에서 약 750개 스크린을 열고 관객들을 맞이했다. 개봉 날 1031개 관을 배당 받은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변칙개봉으로 하루 5만 명 씩 약 10만 명의 관객을 누적한 '슈퍼배드4'는 사실상 막바지 상영으로 주말 관객수가 중요했던 '하이재킹' '핸섬가이즈' '탈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한국 영화들의 스크린은 물론, 관객도 분산 시키는 영향을 끼쳤다.
이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영화인연대는 '슈퍼배드4' 수입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UPI)와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 강력한 항의 내용을 담은 '변칙개봉 중단'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개봉은 강행됐고 약 80만 석을 풀어 고작 10만 석을 채우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는 '슈퍼배드4'도 큰 이득을 본 것은 아니게 됐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더욱 '굳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악당을 추앙하면서도 귀여움으로 승부수를 띄우던 캐릭터 미니언즈조차 이제는 악당 짓에서 손을 떼고 악당 전담 처리반으로 정체성을 탈바꿈 한 상황에서 스크린 밖은 여전히 악당 짓이 팽배하다.
특히 '슈퍼배드4' 측은 이번 시리즈의 중요 홍보 포인트로 K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와 블랙핑크의 OST 참여를 강조했다. 변칙개봉이 이슈화 되고 국내 영화인들의 항의가 이어진 날에도 OST 관련 자료를 여럿 보내면서 시선을 돌리려는 태도를 취했다. 흥행을 위해 K팝은 앞세우면서 K무비 사정은 외면하는 행태가 결코 좋아 보일 리 없다.
'슈퍼배드4' 측에는 다행히 첫날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관람객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첫 CGV 골든에그지수도 95%를 찍었다.
관객들의 힘을 등에 업고 목표했던 흥행 수치를 얻어낼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모두가 기분 좋게 달릴 수 있었던 상영 레이스의 기회를 차버린 '슈퍼배드4'는 국내 영화계에서 변칙개봉의 나쁜 예로 두고 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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