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 0.2% 역성장…내수 부진·순수출 감소에 직격탄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1년 반 만에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1분기 1.3%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수입이 급증하면서 순수출의 기여도가 떨어지고 민간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다. 한국은행은 고물가·고금리가 점차 둔화돼 올해 성장률 전망치(2.5%)를 달성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체감경기도 좋지 않아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내수·순수출 부진에 실질 경제성장률 후퇴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 분기 대비)이 -0.2%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0.5%)이후 1년6개월 만이다. 다섯 분기 연속 이어진 플러스 성장 기조가 깨진 것으로, 시장전망치(0%)보다도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성장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0.2% 줄며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소비는 0.7%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면서 1분기 3.3%에서 2분기 -1.1%로 크게 뒷걸음질쳤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장비를 포함한 기계류가 줄면서 2.1% 감소했다.
수출은 0.9% 증가했으나 원유 등 원자재를 중심으로 수입이 1.2% 늘어 수입 증가폭이 수출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도 감소했다.
1분기 순수출과 내수가 모두 반등하며 1.3%의 ‘깜짝 성장’을 이끌었지만, 2분기엔 모두 부진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1분기 기여도가 0.8%포인트에 이르던 기대했던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전체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가 -0.1%포인트를 기록한 가운데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1%포인트,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0.2%포인트를 나타났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정부소비의 기여도는 0.1%포인트, 정부투자는 -0.1%포인트로 나타났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정부 소비와 투자를 합친 정부의 2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였다.
신승철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내수는 일시적 개선요인이 작용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2분기 들어 사라지며 조정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에 대해선 “수출경기가 꺾였다고 해석하긴 어렵다”며 “겨울 온화한 날씨로 난방수요가 적어 1분기 에너지 수입이 예년에 비해 적었는데 2분기 정상화되며 수입증가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3%로 실질 GDP 성장률(-0.2%)보다도 낮았다. 실질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이다.
한은은 1분기와 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를 기록한 만큼 연간 성장률 전망치 2.5%를 달성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 국장은 “상반기 2.8%, 하반기 2.2% 성장하게 되면 연간성장률 2.5%가 나와 전망치에 부합한다”며 “내수를 제약한 고물가·고금리가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되고 기업 실적도 좋아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수출 호조에도 고용시장이 둔화되는 등 체감경기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집중호우의 여파로 밥상물가가 다시 오르는 것도 변수다.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2·3분기는 날씨가 따뜻해지고 활동이 늘어 경제가 활성화되는 시기임에도 구매력이 없어 (민간소비가) 떨어진 것이 내수 위축으로 반영되는 것”이라며 “재정을 아끼려다 경제가 망가지면 돈이 더 들어가는 만큼 (재정투입을) 실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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