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로 행진하라' '#부패를 멈추라'… 아프리카 퍼지는 케냐식 'Z세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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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에서 시작된 이른바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식' 시위가 아프리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고위층 부패, 만성적인 실업난, 경제난에 분노해 뛰쳐나온 반정부 시위가 이웃나라 우간다 등 주변국 정세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여당 소속 우간다 의회 의장인 아니타 어몽의 사임 등 고위층의 부패를 엄단하라는 것이었다.
그간 우간다에서는 정부 부패에 분노한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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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처럼 온라인서 집결한 Z세대가 전면에
서아프리카까지 여파… 나이지리아도 긴장
케냐에서 시작된 이른바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식’ 시위가 아프리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고위층 부패, 만성적인 실업난, 경제난에 분노해 뛰쳐나온 반정부 시위가 이웃나라 우간다 등 주변국 정세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특정 주최 세력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젊은 청년들이 전면에서 시위를 주도하는 등 과거와 다른 양상이 특징이다.
야당 의원 체포에… SNS 통해 “#진격하라” 시위 독려
2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아프리카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는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청년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을 벌이다 군·경찰과 충돌했다. 정부의 강경 방침에 따라 군 병력이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 수십 명이 붙잡혀 구금됐다.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여당 소속 우간다 의회 의장인 아니타 어몽의 사임 등 고위층의 부패를 엄단하라는 것이었다. 앞서 어몽의 의회 공적자금 횡령 의혹이 제기된 바 있어서다. 그간 우간다에서는 정부 부패에 분노한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반부패운동 비정부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우간다는 180개국 중 142위로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40년 가까이 우간다를 철권통치해 온 6선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시위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전날 시위를 부추겼다는 혐의로 제1야당 당사를 봉쇄하고 일부 의원들을 체포했다. TV 연설에선 시위를 겨냥해 “위험한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시위를 전면 금지했다.
그러자 분노한 우간다 청년들이 이날 의회로 돌진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시위는 이른바 Z세대가 전면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엑스(X), 인스타그램 등 SNS에 현장 모습을 공유하면서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위 직전까지 ‘#의회로 진격하라’ ‘#부패를 멈추라’ 등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도 케냐 시위 여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Z세대식 시위는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까지도 번질 기세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다음 달 1일부터 정부의 전기세 인상 철회, 무상교육 제공, 인플레이션 비상사태 선언, 국회의원들의 투명한 급여 공개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경찰청장은 성명에서 “일부 집단이 최근 케냐 시위를 모방한다며 잠재적인 시위자들을 동원해 테러를 조장하고 있다”며 “폭력 사태로 국가 중요 인프라(사회기반시설)와 자산이 파괴되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Z세대 시위의 원조 케냐에서는 여전히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당초 정부의 증세안 반대를 위해 지난달 18일 시작됐던 시위는 경찰의 강경 진압에 수십 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를 겪으며 정부 퇴진 운동으로 확대된 양상이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이 증세를 철회하고 내각이 총사퇴했지만, 일부 장관이 복직하면서 성난 민심에 불을 붙였던 것이다. 이날 시위대는 수도 나이로비의 조모케냐타국제공항을 점거하는 데 이르렀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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