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천리안위성 5호 개발로 한발 다가서는 우주 강국의 꿈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이 개청되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 천리안위성 1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국이 됐고, 2022년에는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발사체를 보유한 나라가 됐다. 그리고 같은 해에 다누리 발사까지 성공하며, 자력으로 달에 궤도선을 보낼 수 있는 명실공히 세계 7대 우주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여기에 우주 관련 정책과 연구개발을 전담할 우주항공청 개청까지 더해져, 앞으로 우주 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앞으로 함께 위성 개발 사업을 추진할 파트너로서 기상청이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말, 현재 운영 중인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위성 2A호의 임무를 이을 우리나라 세 번째 기상위성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이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최종 통과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이 추진된다. 이 사업은 위성 본체 개발과 체계종합, 기상탑재체와 우주기상탑재체 개발 등을 기상청과 우주항공청이 2025년부터 2031년까지 7년에 걸쳐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5호 개발을 위해 지난 몇 년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고,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해 조사에 대응해 왔다. 많은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 시행으로 인정받기까지 여러 쟁점과 타당성을 소명하는 데 적지 않은 난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세 번째인 현업 기상위성을 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가적 연구개발 흐름에서 타당한지에 대한 사항, 정부의 우주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민간기업 주관 개발 기회 부여의 필요성과 국내 기술력 향상을 위해 국산화율을 높이는 문제가 타당성 부합 판단의 관건이었다.
이러한 쟁점을 해결하고자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을 국내 민간기업이 총괄할 수 있는 사업추진체계를 설계하고, 국내 산업계의 정량적 기술 수준을 분석하는 등 우주기술 현황 조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정지궤도 위성 개발 사업을 총괄한 기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유일한데, 민간기업이 그 역할을 맡게 하려면 국내 우주산업계의 현재 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뿐 아니라 부족한 부분 직시, 보완 방법 강구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5호 위성의 체계종합 기술과 본체 제작 기술에 관해 민간기업이 보유하지 않은 기술력에 대해서는 공공기술의 이전을 통해 보완할 방법을 모색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시제품이나 최근 검증된 기술은 관계 기관들과 협의해 천리안위성 5호에 적용 가능한 방안을 마련했다.
이처럼 천리안위성 5호 개발 사업은 단순히 세 번째 기상위성 확보라는 관성적 목표 달성이 아닌, 그간 축적된 공공의 국내 정지궤도 위성 개발 기술력을 민간으로 이전하고 국내 기업이 주관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며, 장차 정지궤도 위성 개발을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시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울러 나아가서는 국내 기업들이 우주경제시대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글로벌 우주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일조할 것이다.
천리안위성 5호가 운영될 2030년대를 그려 보면, 우리는 우주에서 지금보다 향상된 고성능 기상탑재체로 대기와 지표면에서의 기상현상을 관측해 기후변화와 위험기상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우주기상 관측 센서를 통한 우주 환경 감시와 항공기 극항로의 방사선 예·경보가 이뤄져, 우주 재해에 대한 불안이 줄고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천리안위성 5호와 함께 만들어 갈 미래가 기대된다.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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