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샷'까지 한 尹-韓 앞날은…첫 시험대는 해병대원 특검 재표결
만찬 화기애애했지만…당정관계 회복 갈 길 멀어
(서울=뉴스1) 한상희 신윤하 기자 =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재표결 절차가 진행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등 여권 내부에서는 당장 이날 본회의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이탈표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무력화되려면 여당에서 8표 이상 이탈해야 하는데, 지난 4일 특검법 표결에서도 찬성표가 1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검에 전향적인 한 대표도 야당 측 안(案)에는 비판적인 입장이다.
결국 해병대원 특검법 폐기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
관심은 그 이후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의결이 불발되면 제3자의 특별검사 추천권을 담은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발의해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당과 대통령실을 상대로 자신의 공약인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설득할 수 있을지, 대통령실이 이를 수용할지가 앞으로 당정 관계의 향배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당대표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살아있는 것이고, 제가 제3자 특검법을 냄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도 "제 뜻은 변함이 없다"며 특검법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제안한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의 수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특검의 칼날이 대통령실을 향하고 있어 어떤 대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모두 야당의 탄핵 명분 쌓기로 보인다"며 "수정안이라고 해도 해병대원 특검법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는 당에 공을 넘겼다. 홍철호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한 대표 접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에 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원내에서 같이들 협의될 것"이라며 "그게 당연한 절차라고 본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제안한 특검법 수정안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된 상황에서 당내 의견 수렴이 먼저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수정안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김민전 최고위원도 전날 라디오에서 특검법은 원내 사안이라며, 추 원내대표에 힘을 보탰다.
다만 한 대표가 의원들을 설득해 제3자 추천 해병대원 특검법을 당론으로 만들어낸다면 대통령실도 당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정 갈등의 뇌관인 해병대원 특검법 문제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힌다면 윤-한 갈등은 봉합되고, 20여년을 함께한 두 사람의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 당정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해병대원 특검법 문제를 놓고 네 번째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겉으론 말을 아끼고 있으나 여전히 양측 간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제3자 특검을 통해 해병대원 순직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지금 당정이 사사건건 충돌하며 긴장관계로 시간을 소진한다면, 조기 레임덕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전날 여당 지도부와 만찬에서 해법을 찾았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만찬은 대화합의 자리였다는 게 대통령실과 당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러브샷을 할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민감한 현안은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병대원 특검법 재표결이 당장 25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특검법 문제가 화두에 올랐을 가능성도 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 방식에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당정관계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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