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주주에 만족하지 않을 것”... 소노 서준혁, 티웨이를 향한 다음 행보는
소노인터내셔널이 JKL파트너스의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인수하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JKL이 보유한 잔여 지분 11.87%도 마저 살 자격을 갖고 있는데, 인수를 완료하면 지분율이 최대주주(29.74%)에 근접하게 된다. 콜옵션을 행사한 뒤 지분을 추가로 3%만 더 확보하면 최대주주 지위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IB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티웨이항공 지분을 산 이유가 단지 2대주주로 머물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자금력이 부족해 소노인터내셔널 홀로 추진하긴 어려우며,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행보와 별개로 현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의 대응 방안이 무엇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 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전에 뛰어들려 했다는 설이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는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소노인터내셔널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 계열 호텔·리조트 운영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달 초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로부터 1059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는 JKL파트너스가 티웨이항공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현재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분율은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예림당 지분율(29.74%)보다 14.84%포인트 낮다.
소노인터내셔널은 9월 말까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11.87%를 살 수 있는 콜옵션도 들고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분율은 26.77%까지 올라간다. 대주주를 3%포인트 격차로 따라잡게 되는 것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영권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지만, IB 업계는 소노인터내셔널의 최종 목표가 티웨이항공의 2대주주가 아닌 최대주주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의도가 없다면 굳이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지분을 장외에서 매수할 리 없기 때문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의 매수 단가는 당시 주가보다 21% 비싼 3290원이었다.
소노인터내셔널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추진할 때 우군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회사에 여유 자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말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000억원에 불과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말 계열사 대명스테이션으로부터 투자운용 자금 명목으로 5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노인터내셔널 입장에선 3~4%만 더 확보하면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지분을 들고 있는 기존 주주를 설득해 손을 잡을 수도 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FI를 끌어와 주식을 더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은 미국 미네소타대 출신으로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 발이 넓거나 활발하게 활동하는 타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먼저 FI를 찾아다니기보다는 티웨이항공 인수에 관심 있는 쪽에서 먼저 서 회장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이 과거 티웨이항공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든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M&A 추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해 ‘메가 저가항공사(LCC)’가 탄생하는데, 제주항공은 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PE 고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몸집 불리기에 관심이 있는 건 맞지만, 화물보다는 여객 분야에서 덩치를 키우길 원한다”며 “이 때문에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도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소노인터내셔널과 제주항공이 연합할 가능성은 현재 상황에서는 희박하다. 제주항공이 단지 지분 몇 퍼센트(%)를 보유한 대주주의 우호 세력으로 남는 데 만족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티웨이항공 현 대주주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항공업 특유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으로 예림당이 결국 지분을 내놓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으로 인한 반대급부로 티웨이항공이 호주, 유럽 등 장기 노선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 조달 필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예림당이 감당하기엔 티웨이항공이 너무 커버려서, 예림당이 결국 지분을 정리하고 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예림당이 우군을 구해 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도 JKL파트너스를 우군으로 끌어와 버티지 않았느냐”면서 “항공업에 대한 예림당 나성훈 부회장의 의지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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