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연료전지 혁신…"美병원 2곳 10년간 '250억' 절감"[글로벌 K-건설]⑧
병원 측 "안정적인 전력 공급 강점…비용 절약 효과"
[편집자주] 올해 누적 '1조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한 해외건설은 코로나19를 끼고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터닝포인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견인할 해외수주시장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뉴스1>은 고도화된 건설기술과 집적된 노하우를 무기로 치열한 해외현장을 넘나드는 K-건설의 생생한 현장을 재조명한다.
(뉴욕(미국)=뉴스1) 한지명 기자 = "길 건너 주택가가 있는데 소음으로 인한 주민 불만이 한 번도 없었어요. 설치 과정부터 현재까지 순탄했습니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도 끄떡없어요."
미국 코네티컷주에 위치한 스탬퍼드 병원. 지난 17일 연료전지 발전소 취재를 위해 찾은 이곳엔 101평 규모의 대지에 대형 냉장고 모양의 기기 62개가 들어서 있다. 배선, 배관, 기기 등으로 가득 차 있는 건물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깔끔한 디자인의 이 모듈들이 수소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발전소다.
디자인만 간결한 게 아니다. 명색이 발전소임에도 에어컨 실외기보다 조용했다. 인근에서 대화를 나누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10m 안팎에는 주거지역이 인접해 있었는데 주민들의 불만은 한 번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설비다.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경우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병원, 금융시스템 등 필수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SK에코플랜트의 북미법인 SK에코플랜트 아메리카스는 연료전지 기업 블룸 에너지(Bloom Energy)와 함께 필수시설에 연료전지 기반의 전력 공급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도심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분산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탬퍼드 병원 "연료전지 통해 전력 36% 자급자족"
스탬퍼드 병원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SMH000(2.0㎿), SMH001(0.7㎿) 두 곳으로, 병원 전체 전력의 36%를 공급하며 병원 운영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에드워드 올닥(Edward Oldak) 스탠퍼드 헬스 시설 관리 부문 이사는 "과거에는 100% 지역 전력 회사에 의존했다"라며 "그러나 연료 전지를 도입하면서 우리는 전력 수요의 30% 이상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연료전지 설치 결정 이유에 대해서는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제공해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우리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료전지의 경제적 이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올닥은 "연료전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라며 "전기 요금의 약 10%를 절감한 덕분에 절약된 비용을 암 연구, 신기술 개발, 그리고 지역사회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와 기술 확대에 활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질병 치료와 환자 회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일일 전력은 총 62㎿h이다. 일반가구에서 하루평균 10kWh 정도를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약 6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브리지포트 병원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 가능"
스탬퍼드 병원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진 브리지포트 병원에서도 연료전지시설을 볼 수 있었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석탄이나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전력 소비지역과 가까운 위치에 설치할 수 있어 병원 부지 주차장 한편을 이용해 설치됐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일일 전력량은 69.5㎿h다.
피터 로마노(Peter Romano) 브리지포트 병원 시설 관리 부문 이사는 "연료전지 시설을 통해 병원 전체 전력의 60%를 공급받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한 달에 약 2만 5000달러(약 3000만 원)를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는 연료전지 도입의 주된 동기로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를 꼽았다. 그는 "연료전지 사용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해 예산을 균형 있게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 이점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연료전지는 운영 면에서 효율이 높고 필요에 따라 설비 크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외관이 깔끔하고 소음이 적어 주거 지역에 설치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연료전지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기계적인 작동 부품이 거의 없어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으면서도 즉각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열병합 발전소나 태양광 발전소와 같은 대안들과 비교하면, 연료전지는 더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유지 관리도 훨씬 간편하다"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 아메리카스 관계자는 "두 병원에서 연료전지 설치로 인해 1년에 25억 원이 절약되며, 10년이면 250억 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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