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장 큰 손 예고? ‘돈 쏟아부은 선수만’ 잘하는 다저스, 올시즌 결과는?[슬로우볼]

안형준 2024. 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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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천문학적인 투자로도 완벽한 팀을 만들지는 못했다.

LA 다저스는 7월 24일(한국시간)까지 61승 41패, 승률 0.598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지구 내에서는 늘 그렇듯 압도적이다. 2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8.5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24일까지 지구 1,2위 격차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보다 큰 곳은 전체 승률 1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있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9G차) 뿐이다.

류현진(현 한화)이 입단한 2013년부터 최고의 강팀으로 거듭난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가진 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21년(2위)을 제외한 10시즌은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강한 전력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다저스는 24일까지 팀 OPS 전체 1위(0.773)를 달리고 있다. 오히려 팀 평균자책점 전체 9위(3.71)에 머물고 있는 마운드가 약해보일 정도다.

투자를 감안하면 사실 당연한 수치. 다저스는 비록 '6억8,000만 달러 역대급 디퍼'가 있었지만 지난 겨울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노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팩스턴 등을 영입하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이들과 맺은 계약 총액은 10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다.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등 거액 장기계약을 맺은 기존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뉴욕 메츠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돈을 쓴 정도까지는 아닐 뿐, 선수단에 엄청난 고액을 투자한 다저스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여전히 다저스는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많다. 마운드와 외야진이 문제다. 다저스는 여름 시장에서 마운드와 외야수 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개럿 크로셰,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 탬파베이 레이스의 랜디 아로자레나까지 다저스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타선의 문제는 호성적이 거액을 투자한 일부 선수들에게 집중돼있다는 점이다.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는 비록 부상으로 올해 타자로만 나서고 있지만 타석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애런 저지(NYY)의 연봉이 절반 수준인 만큼 과연 '가성비'가 뛰어난가의 문제는 있지만 오타니의 성적은 흠잡을 곳이 없다. 에르난데스와 프리먼, 스미스도 역시 활약 중이고 베츠도 비록 지금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지만 부상 전까지 성적은 충분했다.

문제는 이들 'TOP 5' 외에 믿을만한 타자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베츠가 내야로 이동하며 빈 자리가 생긴 외야진은 에르난데스를 제외하면 뛰어난 타자가 없다. 지난해 활약한 신예 제임스 아웃맨은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고 신인 앤디 파헤스도 82경기에서 .249/.302/.390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베테랑 제이슨 헤이워드는 백업 플래툰 이상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 크리스 테일러, 키케 에르난데스 등 유틸리티 자원들도 활약이 미미하다. 비록 수비력이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에르난데스가 좌익수, 파헤스가 중견수를 맡는다고 해도 우익수 자리가 빈다. 선수단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도 베츠가 내야로 이동한 공백을 결국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외야에 비해 덜 급할 뿐, 내야도 고민이 있다. 유격수는 베츠, 3루는 맥스 먼시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2루는 가빈 럭스가 좀처럼 타석에서 생산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럭스에 대한 팀의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당장의 보강 우선순위에서는 밀려있지만 다저스의 고민거리인 것은 분명하다.

마운드는 건강이 문제다. 올시즌 다저스에서 규정이닝을 충족시킨 투수는 글래스노우 단 한 명 뿐. 글래스노우와 함께 신예 가빈 스톤이 성적과 건강을 다 챙기며 로테이션을 지켰을 뿐, 나머지 투수들은 부진하거나 아프거나 둘 중 하나였다.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으로 입단한 야마모토는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고 클레이튼 커쇼의 후계자였던 '왕년 차세대 에이스' 워커 뷸러는 부상과 부진에 함께 시달리고 있다. 신예 바비 밀러는 부진 끝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이런 상황에서 다저스는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던 베테랑 제임스 팩스턴을 성적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이유로 부상 선수들의 복귀에 맞춰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다저스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닌 월드시리즈 우승. 정규시즌은 지금 멤버로도 충분히 지구 우승이 가능하다. 문제는 포스트시즌. 글래스노우를 제외하면 물음표로 가득한 로테이션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것은 다저스 입장에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다저스는 '임팩트 있는 투수'를 원하고 있고 크로셰에게 끊임없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와 야마모토, 글래스노우, 에르난데스 없이도 지구 우승을 놓치지 않는 팀이었다. 다저스는 네 선수 없이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6할 승률을 기록했다. 올해(0.598)보다 오히려 승률이 높다. 네 선수의 성적이 훌륭한 만큼 이들을 영입한 결과는 성공이라 할 수 있지만 이만한 선수들을 4명이나 추가하고도 지난 5년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투자의 방향 혹은 선수단 구성에서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기존 자원, 내부 기대주들의 상황과 기량을 제대로 예측하고 판단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정규시즌 최강자임에도 가을 무대에만 오르면 약해지는 다저스는 '최소 월드시리즈 진출'이 아니면 그 시즌은 실패나 다름없는 입장이다. 3억6천만 달러 이상의 페이롤을 기록했던 메츠는 돈으로 우승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됐지만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는 돈을 '제대로 쓴다면'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오프시즌에 이어 여름 시장에서도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는 다저스는 과연 돈을 '제대로' 쓴 시즌으로 올해를 마칠 수 있을까.(자료사진=가빈 럭스와 제임스 아웃맨)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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