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죄송했다" 페라자 앞에 또 황영묵, 연이틀 역전승 발판됐는데…왜 사과부터 했나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내야수 황영묵(25)이 끝내기 승리의 발판이 된 3루타로 포효했다. 전날 경기에서 찬스에서 연이은 삼진에 대한 아쉬움을 만회했다.
황영묵은 2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8회초 유격수 대수비로 교체 출장,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중월 3루타로 끝내기 발판을 마련했다.
2-2 동점으로 맞선 9회말.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맞이한 황영묵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키 넘어가는 3루타를 터뜨렸다. 1루에서 2루로 뛰며 헬멧이 벗겨진 황영묵은 3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며 끝내기 주자가 됐다.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한화는 장진혁의 2루 직선타가 비디오 판독 끝에 땅볼로 번복돼 1루 주자까지 더블 플레이가 되면서 2사 3루로 흐름이 끊겼다. 판독 결과에 어필하던 김경문 감독이 퇴장을 당했지만, 요나단 페라자가 오승환에게 우전 안타를 터뜨리면서 황영묵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3-2 끝내기 역전승을 거둔 한화는 7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달 19일 청주 키움전 이후 35일 만의 연승이기도 했다.
경기 후 황영묵은 “(9회) 선두타자로 나가는 거라 최대한 살아나가려고 노력했다. 어제(23일) 두 타석 모두 중요한 클러치 상황에 들어갔지만 두 번 다 결과(연속 삼진)가 아쉽게 나왔다. 팬분들께 죄송하고, 우리 선배님과 동료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했다”며 “오늘 만회하고 싶었는데 마음이 너무 앞서는 것 같아서 가볍게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갔다.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와 좋은 결과로 나와 다행이다”고 말했다.
23일 경기에서 황영묵은 6회 2사 2,3루에서 대타로 나왔지만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어 8회 1사 2,3루에선 삼성 구원 김재윤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에 성공했다. 삼성 포수 이병헌이 바운드된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3루를 여유 있게 보며 느슨하게 플레이한 사이 황영묵이 1루로 전력 질주하며 1루에서 살았다. 이어 페라자가 오승환에게 우익수 앞 빠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한화가 6-5 재역전승을 거뒀다. 7연패 탈출에 디딤돌을 놓은 전력 질주였다.
이틀 연속 페라자 앞에서 승리의 물꼬를 튼 황영묵은 “어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선수라면 낫아웃 상황에서 끝까지 열심히 뛰어야 한다. 당연한 플레이였다”고 말한 뒤 “오늘은 잘 쳤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직구 힘에 밀리고, 변화구에도 속아 삼진을 당했는데 오늘은 간단하게 직구 오면 자신 있게 스윙을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슬라이더가 앞에서 걸려 운이 따랐다”고 설명했다.
3루로 전력 질주하는 과정에서 힘에 부친 듯 중간에 속도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영묵은 “다리가 풀렸다. 경기 중간에 투입되기도 했고, 야구를 하면서 그렇게 길게 뛰는 게 많지 않다. 다리가 풀려 죽는 줄 알았다. 더 열심히 뛰려고 했다”며 멋쩍어했다.
이날까지 올 시즌 77경기 타율 3할6리(235타수 72안타) 3홈런 28타점 35득점 OPS .754로 활약 중인 황영묵은 데뷔 첫 해부터 1군 주전급 선수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체력 안배차 김경문 감독이 선발에서 빼고 경기 중후반 교체로 투입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첫 시즌부터 잘해주고 있지만 체중이 많이 빠진 게 보인다. 체력 안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눈에 봐도 살이 쏙 빠진 황영묵은 “지금 체중은 정확하게 모르겠다. 사실 몸무게에 신경을 안 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이 한 게임이라도 더 나가는 것이다. 체력 관리라는 게 나한테는 말이 안 되고, 필요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게임이라도 더 나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며 “잘 먹고, 잘 자고, 감기 안 걸리게끔 잘 쉬고 있다”는 말로 체력 관리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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