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두 번이나 이겨낸 박인비 “두려움 없어지고 삶 즐기게 돼”
20대 초반 슬럼프 덕에 더 큰 성장
실패 두려워 돌아가면 성공도 없어
학창시절 수학 가장 좋아해 항상 A+
남편, 상냥함이 매력···육아도 척척
박인비는 조용하다. 하지만 치밀하다. 모두가 힘들다고 포기하라고 할 때 홀로 빈틈없이 분석하고 준비해 성공으로 이끄는 스타일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이 대표적인 사례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거둔 수많은 성공도 마찬가지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은 그래서 박인비에게 딱 들어맞는다.
박인비는 이제 골프를 넘어 더 큰 스포츠 무대로 나가려 한다.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로 발탁됐고, 지난 22일 파리로 출국해 선수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최종 32명의 후보 중 4명이 새로운 IOC 선수위원이 된다. 8대1의 경쟁률. 출국 전 만난 박인비는 언제나 그렇듯 무덤덤했다. “내 할 일만 착실히 준비하면 된다”는 돌부처의 모습이었다. 그는 “성공과 실패는 항상 반반의 확률이다”면서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딱 1% 차이로 성패가 갈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미 많은 걸 이룬 상황에서도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 같은 건 없을까. “전 20대 초반에 이미 밑바닥까지 추락해봤잖아요. 이후 삶은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겁 없이 도전해 왔어요. 실패를 두려워해 자꾸 돌아가다 보면 파나 보기로 막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세계 최고가 될 순 없잖아요. 인생의 모든 일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최근 둘째 임신 소식을 알린 박인비는 자녀에 대한 평소 생각도 밝혔다. “저도 자라면서 동생이 있어서 좋았거든요. 자매든, 남매든 2명이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무조건 한 명을 더 가지려고 했죠.”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있는데.
“글쎄. 한 번도 안 해봤던 분야라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전망해 주니 고맙다. 난 모든 선거가 반반의 승률이라고 생각한다. 방심하지 않고 배운다는 자세로 임할 예정이다.”
-성공과 실패는 반반이라는 얘기를 자주 하더라. 하지만 박인비의 삶을 되돌아보면 성공 확률이 높았던 것 같다. 비결이 뭘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살아가다 보면 정말 앞이 깜깜한 일들이 있다. 그런 일들을 헤쳐 나갈 때 무조건 안 된다는 생각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내가 할 일을 하다 보니 이뤄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되든 받아들이자는 자세로 임하면 된다. 골프건, 올림픽이건 난 막연히 우승할 거라는 마음으로 임하지는 않았다.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중도에 절대 포기하지 말고, 일단 완주하자는 마음으로 했다.”
-어떤 일을 앞두고 분석을 잘하고 잘 대비를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데이터 분석이나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은 완벽하게 보완을 해서 임하려고 하는 편이다. 골프 칠 때는 인터벌이 길지 않고 그냥 털털하게 치는 듯 보이지만 난 사실 엄청난 완벽주의자다. 준비에 있어서는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챙기려고 한다.”
-준비성이 철저한 성격은 타고난 건가, 후천적인 노력인가.
“타고난 성격 같다. 어린 시절 방학을 하면 숙제가 많지 않나. 난 방학 후 일주일 안에 숙제를 다 끝내는 스타일이었다. 일기도 두 달 치를 미리 썼다. 모든 걸 다 끝내고 나머지 시간에 노는 스타일이었다. 내 할 일을 끝내지 않으면 노는 것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나. 마음 편하게 놀려고 뭐든 미리미리 하는 편이다.”
박인비가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기 하루 전날 계약을 확정해 2008년부터 함께하고 있는 와우매니지먼트의 이수정 상무는 “박인비와 일을 함께한 16년을 되돌아보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편했다. 굉장히 스마트하고, 어떤 일이 있으면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해온다. 내가 굳이 준비 사항 등을 체크할 것도 없다”고 했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여성 선수들을 위한 활동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그 밖에 다른 계획은 뭐가 있나.
“올림픽을 두 번 경험하면서 선수로서 불편했던 부분의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선수들에게는 휴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촌에서 머무는 환경이나 분위기를 개선할 부분도 많다. 선수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쉬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종목의 다양성을 이뤄 지금보다 더 많은 스포츠를 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지금은 프로 선수들도 올림픽에 점점 더 많이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해 많은 선수들이 출전한다. 그들에게 올림피언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다들 엄청난 노력을 했을 거다. 감히 어떤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안 가지만 올림픽이라는 무대를 즐겼으면 한다. 나도 첫 번째 때는 즐기지 못했다. 두 번째 올림픽은 그래도 조금 나아졌던 것 같다. 올림픽에 갈 때는 어쩔 수 없이 긴장이 된다. 여유를 갖고 주위를 둘러보자는 마음을 갖지만 그게 사실 쉽지는 않다. 근데 요즘 젊은 선수들은 굉장히 잘 즐길 수 있을 걸로 믿는다. 메달의 무게보다는 그동안 쏟았던 노력이나 과정들이 더 중요하다. 올림픽은 앞으로 운동선수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다.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했던 과정은 충분히 보상을 받을 거다. 그걸 믿고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올림픽이라는 무대 자체를 즐겼으면 한다. 국민들도 선수들에게 메달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그들이 쏟았던 노력 등을 생각하면서 관전하면 올림픽을 훨씬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다.”
-그래도 선수 입장에서는 메달을 너무 따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은데.
“맞다. 근데 따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다. 나는 사실 메달은 마음을 조금 내려놨을 때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쫓아가면서 무조건 따야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정말 올림픽 메달은 신이 내려줘야 딸 수 있는 거다. 골프를 예로 들면 1년에 20~30개 대회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4년에 딱 한 번이다. 자신의 컨디션이 최고일 때와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데 그건 정말 쉽지 않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골프 인생을 되돌아보면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2008년 US 여자오픈 우승 후 4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고, 올림픽 직전에도 손가락 부상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슬럼프를 한 번 겪는 것도 힘든데 그걸 두 번씩이나 이겨냈다.
“US 여자오픈 우승 후 겪은 슬럼프 때는 너무 힘들었다. 그냥 매일 매일이 지옥이었다. 아무리 괴로워도 골프장에서 5시간만 버티면 끝난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았다. 골프장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골프장을 떠났을 때나 시합이 없을 때는 최대한 잊고 다른 걸 즐기려고 했다. 힘든 시기일수록 골프에 너무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골프가 인생의 전부인 것 같고, 못 치면 큰일 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안 좋은 마음을 빼는 작업을 많이 했다. US 여자오픈 우승을 한 시점이 프로 데뷔한 지 얼마 안 돼서 마침 골프만 생각할 때였다. 골프에만 너무 집중이 돼있다 보니 못 치면 너무 괴롭더라. 그래서 골프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스스로에게 데미지(손상)를 덜 주게 하는 작업을 한 거다.”
-20대 초반의 슬럼프 극복이 이후 여러 어려움을 버텨내는 원동력이 됐나.
“맞다. ‘나는 밑바닥까지 한 번 추락했던 사람이고 그걸 이겨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못 할 게 없더라. 실제로 너무 힘들어 골프를 그만 두기 직전까지 갔었다. 아마 2011년쯤이었던 것 같다. 그랬기 때문에 앞으로 내 골프인생은 보너스라고 생각했다.”
-남편과 그때부터 함께 다니기도 했는데.
“당시로서는 굉장히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부모님 입장에서도 그렇고, 나도 20대 초반이었으니까. 근데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고, 어차피 이거 아니면 골프 그만 두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가장 사랑하고 편하게 여기는 사람과 함께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때 한 번 호되게 겪었기 때문에 그 다음에 슬럼프가 오면 유연하게 넘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남편과 가족의 도움이 엄청 컸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긍정적이다.
“원래부터 낙천적인 데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도 한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지 않고 잠드는 게 제일 행복한 삶이다. 골프를 치면서 행복이 뭔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큰 무대에서 유독 강하다. 중압감이 강할 때 오히려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비결이 뭔가.
“최종일 긴장하고 선두로 나가고 있을 때나 정말 중요한 순간에서의 긴장감은 슬럼프 때 겪었던 긴장감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선두 그룹에서 경쟁할 때의 긴장감은 느낌이 좋다. 싫거나 두려운 긴장감이 아니다. 아드레날린이 더 분비되고 좀 더 그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심리학적으로 말하는 ‘존’(zone; 고도의 집중 상태)에 빠져들게 한다. 그런 긴장감은 언제든지 와도 반갑다. 안 좋은 긴장감은 슬럼프 상태에서 코스에 나갈 때의 두려움이다. 내가 뭔가를 해야 하는데 ‘사람들한테 이렇게 보이면 어떻게 하지’ ‘저렇게 보이면 어떻게 하지’ 같은 걱정이나 두려움과는 다르다.”
-학창시절 시험을 앞둔 긴장감과 비슷한 건가.
“맞다. 내가 충분히 준비를 했고 그 과정에 스스로 떳떳하면 긴장마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준비에 소홀하면 긴장감은 두려움으로 변하게 된다.”
-명예의 전당, 커리어 그랜드슬램, 올림픽 금메달 중 골프 인생의 최정점은 언제였다고 생각하나.
“골프 커리어의 정점은 올림픽인 게 맞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우승은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이다. 슬럼프를 끝내고 부활의 신호탄 같은 우승이었고, 남편과 함께한 힘든 스윙 교정 끝에 4년 만에 거둔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부활에 성공한 박인비는 2013년 메이저 3연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두면 전성기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우승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했다.
-2008년 이후와 2016년 올림픽을 앞두고 겪은 슬럼프 중 어떤 게 더 힘들었나.
“첫 고비가 더 힘들었다. 두 번째 때는 정말 회복이 안 되면 ‘이번에는 그만 두면 된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때는 나이도 어렸고, 골프를 그만 두면 뭘 해야 하나 하며 미래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그에 비해 올림픽 때는 사실 은퇴를 해도 그랜드슬램이나 명예의 전당 입성 등 내가 원했던 성과를 어느 정도 이뤘던 시기였다. 모든 일을 되돌아보면 처음이 다 힘들다.”
-오랜 기간 힘들었던 것만큼 극복 후 얻은 깨달음도 컸던 건가.
“슬럼프를 겪지 않고 좋은 골프만 했다면 그런 힘든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슬럼프가 없었다면 지금 이 상황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지도 않았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슬럼프가 줬던 교훈은 엄청나게 크다. 슬럼프를 겪고 난 후에는 결과가 어떻든 내가 지금 여기서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골프가 힘들고 지겹다고 느꼈다. 단순히 ‘직업이자 직장이다’라고 건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슬럼프 후에는 투어와 골프 자체를 즐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됐다.”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은데 그런 마인드도 그때 생긴 건가.
“그렇다고 보면 된다. 난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를 두려워해서 자꾸 돌아가면 성공에서도 자꾸 멀어진다. 도전을 하지 않지 않으면 실패도 없고 실수도 없다. 나도 물이나 벙커를 돌아가고 OB 구역을 피해가면서, 겨우겨우 파나 보기로 막으면서 골프를 쳤던 적이 있다. 근데 그렇게 해서는 버디를 못 잡고,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없고, 우승할 수도 없다. 그런 골프를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그냥 ‘남한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만 할 거면 내가 왜 골프를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골프를 쳐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주니어 선수들에게 정말 해주고 싶은 얘기가 실패와 도전을 그 시기에는 절대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거다. 많이 실패하고 많이 넘어져봐야 한다. 그래야 프로가 됐을 때 덜 아프니까.”
-주니어 얘기가 나왔으니 물어보는데,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골프와 학업을 병행했다. 그게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나.
“나도 이제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이 됐는데, 중학교까지는 학업과 골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가는 편이 좀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나이는 아직 어리다. 학업에서 너무 손을 놓으면 안 된다고 본다. 기본적인 거는 그래도 알고 살아야 하지 않나.”
-학창 시절 어떤 과목을 제일 좋아했나.
“수학! 성적도 항상 A+였다.”
-과거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샷을 날릴 기회를 준다면 어떤 샷을 하고 싶나.
“음···. 2등을 한 것도 많긴 한데, 지금 쳐도 그때보다 못 칠 것 같다. 하하. 그렇게 아쉬웠던 건 없는 것 같다. 골프가 사실 매번 우승할 수도 없지 않나. 우승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준우승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준우승도 당연히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여러 문 중 하나다. 우승을 못했을 때마다 그렇게 여겼다. ‘그만큼 우승에 가까워졌고, 우승을 하려고 이렇게 준우승을 하는 거다’라고 생각했다. 그것 자체가 과정이라고 여긴 거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는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 거고,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을 테니까. 골프는 멘탈 스포츠다. 골프 선수는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면 안 된다.”
-올해 4월에 딸(남인서) 돌잔치였는데.
“돌잡이 때 골프공을 잡았는데 주변에 골프공을 잡는 아이들이 너무 많더라. 경쟁자가 많아지려고 그러나 보다. 하하. 이제 돌이 지났는데 나나 남편이 연습하는 거 보면 따라 한다. 신기하다.”
-아이 앞에서 자주 스윙을 보여주나 보다.
“가끔 연습장에 데려간다. 장난감 채도 있다. 아직 걷지는 못하는데 의자에 앉혀놓으면 손과 몸을 돌리면서 흉내를 한다. 하하.”
-아이 키우는 것과 골프 중 어떤 게 더 힘든가.
“난 지금 육아하는 게 너무 좋다. 골프가 너무 힘들었던 걸까? 하하. 다들 육아가 힘들다고 하는데 난 골프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그 힘듦이 다르긴 한데, 아이 크는 거 보니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인서 엄마’로도 자주 불리나.
“집에서 엄마 아빠는 한 번씩 그렇게 부른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1년 지나니까 이제 좀 익숙해 졌다. 처음 몇 달 간은 내가 아이를 낳은 게 맞나 싶기도 했다.”
-최근에는 둘째를 임신했다고 알렸다.
“한 명을 더 원했다. 무조건! 나도 동생이 있어서 좋았다. 자매든, 남매든 2명 정도가 좋을 것 같았다. 하하.”
-투어를 뛸 때도 그랬고, 지금도 항상 남편과 함께 다닌다. 붙어 있다 보면 다툴 때도 있지 않나.
“아니, 전혀 없다. 우리는 별로 싸우질 않는다. 안 떨어져봐서 잘 모르겠는데 함께 있어서 더 편하다. 오히려 서로에 대해 다 아니까 의심할 일도 없다. ‘지금 이 사람이 뭐 하느라···’ 뭐, 이런 생각을 안 해도 되니까. 나도 투명한 게 좋다. 100% 다 오픈하는 스타일이고 남편도 똑같다. 그런 성향이 맞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같이 있는 게 힘들었을 텐데 서로 잘 맞다.”
-남편의 매력은 뭔가.
“모든 사람에게 너무 잘한다. 상냥함, 친절함, 자상함···. 사람이 괜찮다. 선하고 착하다. 크게 나무랄 게 없다. 육아도 나보다 잘하고 많이 한다. 하하. 오빠가 수유만 안 하지 거의 다 한다. 아이도 아빠를 엄청 좋아한다.”
-주부로서 잘하는 요리는 뭔가.
“고루고루 기본적인 건 다 잘한다. 고기 양념에 재고 된장찌개, 김치찌개, 제육볶음 등 기본적인 한식은 다 한다. 양식도 가끔 하고. 그냥 적당히 한다. 하하.”
-박인비 하면 ‘퍼팅의 신’이다.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퍼팅 조언을 해준다면.
“퍼팅은 일정한 터치감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퍼트 라인에 너무 집중하면 안 된다. 그러다 보면 자칫 거리감을 놓칠 수 있어서다. 퍼팅은 일단 거리감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처음 어드레스 자세를 잡았을 때의 느낌이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라인을 잘 봤더라도 느낌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감을 항상 믿어야 한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김세영 기자 sygolf@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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