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부와 친해졌다 하면 사망·하반신 마비…4명 숨진 '여름의 악몽'까지[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비소에 급성 중독되면 구토와 설사가 일어나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른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 사고로 67명이 중독 증세를 보였고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을 포함한 총 4명이 숨졌다.
25년이 지났지만,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부모 중 한 명인 스기야 야스(76)는 지난해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독극물 카레를 먹은 딸이 기사회생으로 살아났지만 지금까지도 사건이 떠올라 힘들어한다"며 "당시 여름 축제에 지인을 초대했던 주민들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일 마스미는 1시간 동안 카레 조리 장소를 지켰는데 당시 그가 들고 있던 종이컵에서 비소 성분이 발견됐다. 마스미 신체 주변에서도 발견된 독극물이 카레에서 발견된 비소와 같았다.
하야시 마스미 과거도 주목됐다. 간호학과 출신의 마스미는 1983년 남편 하야시 겐지를 만나 결혼했다. 겐지는 사건 발생 6년 전까지 비소 화합물인 아비산을 활용해 방충 사업을 했다.
이들이 결혼한 후로 부부 주변에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1986년엔 같이 숙식하던 겐지의 회사 직원이 돌연 사망했고, 2년 뒤 또 다른 직원도 독극물 중독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주말마다 이 부부 집에 놀러 와 우동을 먹은 두 사람은 비소 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거액의 생명보험과 상해보험에 가입돼 있었다. 최종수령인은 하야시 마스미로, 그는 남편 겐지의 1급 장애 명목으로 타낸 1억3000만엔(약 11억 6000만원)을 포함해 보험사기로 51억6000만원이 넘는 돈을 수령했다.
하지만 결과는 같았다. 2009년 5월 18일 일본 최고법원은 마스미에게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법원은 살인사건에 대해 "잔인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마스미는 꾸준히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올해 초 NHK는 마스미 변호인 측이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 와카야마 지법에 3번째 재심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현장에서 검출된 비소와 마스미 자택에서 나온 비소가 동일 성분이었다는 것과 마스미 머리카락에서 독극물이 발견됐다는 감정 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취지였다.
또 당시 현장에서 마스미가 의심스럽게 행동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은 믿기 어렵다는 주장도 펼쳤다.
2021년 6월 9일 오사카 간사이 공항의 연결다리에서 마스미 장녀 A씨(37)가 네 살배기 둘째 딸을 안고 투신했다. 이들은 모두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A씨 첫째 딸(16)도 같은 날 사망했다. 온몸에 멍이 들어있던 A씨 첫째 딸은 '부모의 가정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됐다. 사망 3년 전 아동 상담 센터에서 "부모에게 학대당하고 있다"고 말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 남편도 자살 시도 후 경찰에 인계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마스미는 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날 딸과 어린 두 손녀를 차례대로 잃은 것이다.
해당 사건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뜨겁다. 특히, 올여름엔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공개될 예정인데 여기서 마스미 장남이 나와 자신의 심경을 밝힌다.
장남은 지난해에도 어머니 마스미를 최근 면회했다며 마이니치 방송과 인터뷰했다. 그는 "카레에 비소를 넣었는지 아닌지 물었을 때 (어머니는) '넣지 않았다'라고 대답했다"며 "10년간 봐온 어머니 모습과 내 기억 등을 비춰봤을 때 (어머니 말을) 믿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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