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국GM 재고용 합의, 산업계에 확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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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용은 정년연장보다 임금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노동유연성도 확보가 가능해 기업에서도 반긴다.
인구 구조상 기업이 고령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한국GM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놨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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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용은 정년연장보다 임금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노동유연성도 확보가 가능해 기업에서도 반긴다. 인구 구조상 기업이 고령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한국GM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놨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국내 산업계 전체에 고령노동자 재고용이 자리를 잡을지 주목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이 정년연장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때문이다. 현재 국내 100인 이상 사업장의 절반 이상이 아직도 호봉제를 운영 중이다. 10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한정하면 70%에 달한다. 임금피크제 등의 적용 없이 정년을 연장하게 되면 기업이 떠안아야 하는 인건비가 천문학적 수준이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 정년을 5년 연장하면 매년 추가비용이 16조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업이 고령자 채용을 무작정 미룰 수는 없다. 인구 구조가 바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2년 3674만명에서 2040년 2903만명으로 21%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일할 사람이 부족한 시대가 곧 온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연평균 2%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면 2032년까지 89만4000명에 달하는 노동력을 추가로 공급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가 1000만62명이다. 전체 주민등록인구 5126만9012명의 19.51%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눈앞이다. 노동력 부족은 결국 고령자가 채워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와 한국GM 노사의 재고용 합의는 의미가 적지 않다. 자동차 산업이 국내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제조업 전체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58%다. 고용 인원은 33만여명으로 전체 제조업 중 11.26%이며 생산액은 250조원(12.06%)에 달한다.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자동차 산업의 고용인원이 19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수출 비중 역시 반도체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으로 커지길 기대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와 포스코, LG유플러스 등 대기업 노조들이 앞다퉈 정년연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현대차와 한국GM 사례가 모범이 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정년연장은 기업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인데, 노사가 상생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와 인구구조가 비슷한 일본 역시 정년연장 대신 재고용 방식을 택했다. 일본의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근로자가 법정정년에 이르면 기업과 근로자는 고용확보조치에 따라 근로조건을 다시 정하고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5~69세 취업률은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한 52.0%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는 재고용이 노사 모두에게 정착될 수 있도록 재고용의 방식을 넓혀주고 세액 공제 등을 포함한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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