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은행'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시너지, 인니서 터트린다

배규민 기자 2024. 7. 25.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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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융강국 코리아]⑨-<1>한화생명
[편집자주] [편집자주] 해외 공항에서 우리나라의 은행 광고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해외 진출 지역마다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금융회사들은 K금융의 영토를 넓혔다. 이제는 넓어진 영토에서 핀테크 기술 등을 앞세워 '디지털 금융 DNA'를 심고 있다. 국경을 넘어 미래로 향하는 K금융의 전략을 취재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진출 현황/그래픽=김다나
한화생명은 활발히 해외시장 문을 두들긴 생명보험사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한화생명이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시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생명은 10년 전 현지 생명보험사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 손해보험사, 최근에는 현지 은행 지분 인수 계약까지 성공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장 확장 전략의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한다.
진출 6년차 2019년부터 3년 연속 흑자…디지털 장착 MZ세대 공략
한화생명은 2012년 인도네시아 현지 소형 생명보험사 물티코생명(PT. Multicor Life)을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딛었다. 법률상 합작형태의 신규 인가 취득도 가능했으나 직전 15년간 신규 인가가 없어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다. 인수할 수 있는 매물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나 중대형사는 경영권 인수가 불가능하고 소형사 중에서도 부실 요인이 적은 물티코생명을 택했다.

2013년 10월 영업을 개시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망 확대를 추진해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총 26개 영업소를 통해 13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활동 설계사 수는 약 2600명이다. 주력 상품은 변액상품이며, 건강보험, 단체 보장성보험 등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적인 현지화와 내실화, 규모의 성장을 통해 진출 6년차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 연속 세전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 상반기 총보험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83.97% 증가한 1263억5000만루피아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50% 성장은 2550억루피아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한다. 총자산은 2조 1400억루피아로 지급여력비율(RBC)은 1061.48%로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요구하는 최소 RBC 기준인 120%를 훨씬 상회한다. 2022년과 2023년 수익성이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생명보험시장 규모 자체가 축소되기도 했지만 국내 회계기준과의 차이로 인해 손실이 더 커 보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생명보험 시장은 푸르덴셜, 알리안츠 등 주요 5개사가 시장 점유율 약 60%를 독점해왔다. 하지만 최근 신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등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한화생명의 인도네시아 법인은 40위권을 유지 중이다. 상위권 보험사는 압도적인 설계사 규모를 보유 중인데 업계 1위인 푸르덴셜의 설계사 수는 15만명이 넘어 2위인 알리안츠(약 1만명)와도 격차가 크다.

한화생명은 넓은 땅과 설계사 규모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강점인 디지털을 적극 활용 중이다. MZ세대 잠재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해 '메타버스 참여, 포인트제공, 보험 관련 서비스 경험'으로 이어지는 신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고객등록 간소화와 언더라이팅 기능 등을 탑재한 e영업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진행해 보험업무의 디지털화를 꾀한다. 3분기에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수요를 공략하면서도 한국의 특약을 콘셉트로 한 유니버설 보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차별화된 현지화를 위한 사회공헌활동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여성가족보호부 건물에 '디지털패밀리센터'를 조성해 현지 여성과 아동 대상 멘탈케어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복지증진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아동센터에 온라인 상담부스 설치로 더 많은 여성과 아동이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지 손보사·은행 지분 인수…수평적 확장 네트워크·인력 시너지
한화생명은 현지에서 추가 인수합병으로 생보사의 규모를 키우는 대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지 손해보험사와 현지 은행 지분 인수를 택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3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Lippo)그룹의 금융 자회사 리포손해보험(Lippo General Insurance)의 지분 62.6%를 인수했다.

1963년 설립된 Lippo General Insurance은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 77개사 중 14위 규모다. 특히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2020년말 기준 시장점유율 2위인 종합보험사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14개의 지점을 두고 있으며 2023년말 기준 총자산 2032억원·수입보험료 2999억원 규모다. 손보사 인수로 기존 생명보험 사업의 성장세를 견지하며 인도네시아 현지 내 보험사의 수평적 통합을 기반으로 생·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리포그룹은 은행,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사업군의 계열사를 보유한 재계 6위 그룹으로 현지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한화생명은 이를 통해 다양한 고객군과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생·손보를 넘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현지 은행의 지분을 인수해 글로벌종합금융그룹으로 면모를 갖췄다. 한화생명은 지난 5월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총 40%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양국 감독당국에 인허가 신청을 위한 서류 제출을 준비중이다. 향후 인허가 승인이 이뤄지면 한화금융계열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보·손보·증권·자산운용에 이어 은행업까지 진출하며 종합 금융라이센스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다.

1990년에 설립된 노부은행은 2023년말 기준 총자산 2조3000억원 규모로 현지 30위권 수준의 중형은행이다. 지난해 기준 115개 지점과 1247명의 직원을 보유 중이다. 개인 모기지대출과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이 주력상품이다. 강한 지점영업력을 바탕으로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수한 자본건전성과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한화생명은 자사가 지닌 디지털 역량에 리포그룹의 은행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초기에 한화생명과 한화금융계열사가 지닌 디지털 모바일 경험을 빠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내방 중심의 전통적 채널에 디지털 뱅킹 등을 더한 하이브리드 채널을 구축해 모바일 기반 영업환경을 확산시켜나갈 예정이다.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의 생명보험상품과 리포손해보험의 손해보험상품 판매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리포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리포그룹이 현지에서 지니고 있는 브랜드 인지도와 영향력, 계열사 임직원·공급망·고객 등 전·후방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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