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난 삼바, 올 4조클럽 '청신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견조한 상반기 실적을 앞세워 연매출 '4조 클럽' 달성의 청신호를 밝혔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이어가며 사상 첫 상반기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하면서다. 개발·생산 경쟁력의 지속적인 강화 속에 환율과 미국-중국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 등 외부환경 역시 우호적이다.

지난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반기 매출액 2조1038억원, 영업이익 655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6%, 47.3%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의 우호적 실적은 견조한 수주실적을 기반으로 한 4공장 가동률 상승이 이끌었다. 현재 실적은 과거 2~3년 전 수주한 실적이 핵심동력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부터 매년 1조원 이상의 연간 수주액을 달성 중이다. 여기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미국·유럽 품목허가에 따른 마일스톤(기술료) 반영 역시 역대급 실적에 일조했다.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 대비 높을 것이라고 본다. 정점에 오른 4공장 가동률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4조2920억원이다. 전년 대비 16.2% 증가한 수치로 회사가 연초 제시한 목표성장률 15%를 상회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4% 늘어난 1조2405억원으로 전망된다.

실적동력도 점진적으로 견고해진다. 1분기 생산력의 약 25%만 반영되던 4공장이 풀가동을 시작했고 연말 ADC(항체-약물접합체) 전용생산시설, 내년 4월 5공장이 완공을 앞뒀다. 4공장 가동률은 당장 올해 실적에, 완공 예정인 생산시설은 앞으로의 실적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5공장 완공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60만4000리터에서 78만리터까지 확대된다.

외부적으론 최근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이 ADC를 비롯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올리고핵산, 펩타이드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한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생물보안법 우려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인 공급 경험·능력을 보유한 CDMO(위탁개발생산) 파트너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상업생산 항체의약품에 대한 외주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선 기준에서 최적의 파트너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이는 이미 올해 수주실적으로 증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누적 수주액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전체(3조5009억원)의 7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지난 2일 체결한 1조4600억원(단일 계약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은 5공장 완공에 따른 선수주 본격화를 알렸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올해 수주는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CDMO의 또다른 사업 축인 CDO(위탁개발) 경쟁력 역시 꾸준히 강화 중이다. 2020년 자체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공개한 이후 지난달 첨단 배양기술을 적용해 고농도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지원 플랫폼 '에스텐시파이'(S-Tensify)까지 총 6종의 관련 기술 플랫폼을 선보였다. 개발단계 CDO 협력은 상업화 이후 CMO(위탁생산)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심동력인 수주물량과 이를 뒷받침할 생산력 증대에 기업가치 전망도 우호적이다. 2분기 호실적 기대감에 이날 회사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89만원)를 기록한 뒤 88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상태다. 이달 들어서만 21.5% 증가한 수치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