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차 쌩쌩' GM, 전기차 생산 더 늦춘다

정혜인 기자 2024. 7. 2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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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테슬라가 부진한 전기차 실적을 공개한 날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추가 연기했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는 "포드에 이어 GM도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전기차 전환 계획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기업들은 전문 분야인 내연기관 트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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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순이익 14% 증가…SUV 등 중심 실적개선 뚜렷
전기트럭 6개월 추가연기, LG엔솔 합작투자 차질 우려
/로이터=뉴스1

미국에서 테슬라가 부진한 전기차 실적을 공개한 날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생산 계획을 추가 연기했다. 소비자 기호에 맞춰 내연기관차 사업에 당분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미국 합작 투자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CNBC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시간주 조립공장 전기 픽업트럭 생산 일정을 2026년 중반으로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올해 말로 예정됐던 일정을 1년 뒤인 2025년 말로 미룬 데 이어 추가로 6개월 연기한 것이다.

뷰익(Buick)의 첫 전기차 출시 계획도 미뤘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뷰익은 2030년까지 완전 전기화를 목표로, 올해 북미 시장에 첫 번째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외신은 GM의 이날 발표로 2025년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100만대를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기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실패했고, 2035년까지의 전기차 전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투자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양사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은 일시 중단됐다.

제너럴모터스(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시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얼티엄셀즈 홈페이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부터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현지에 배터리 공장 3곳(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 설립에 나섰다. 오하이오와 테네시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이나 가동률은 100%에 못 미친다. 올해 하반기 준공 예정이던 미시간 공장의 건설은 최근 일시 중단됐다. 얼티엄셀즈는 이번 중단이 일시적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업계 상황에 따라 건설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GM이 전기 픽업트럭의 생산 일정을 추가 연기한 것으로, 미시간 공장의 건설 중단 기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GM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480억달러(약 66조4944억원), 순이익은 14.3% 증가한 29억달러를 기록했다.

메리 바라 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연기관 트럭과 SUV로 구성된 북미 시장의 포트폴리오가 판매량, 점유율, 마진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2분기 실적 개선 배경을 설명했다. GM의 풀 제이콥슨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미시간 공장 건설 중단 장기화 및 취소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피한 채 "1(오하이오)·2(테네시) 배터리 공장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며 "우리는 고객이 있는 곳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 감소가 나타난 전기차보다 소비자에게 여전히 인기 있는 내연기관차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는 "포드에 이어 GM도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전기차 전환 계획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기업들은 전문 분야인 내연기관 트럭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드는 최근 시장 성장세 둔화를 이유로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 공장의 '전기차 생산기지 전환' 계획을 철회하고 내연기관 픽업트럭 확대 생산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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