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해진 메리츠증권… 카카오 8만3000원 외쳤는데 4만원도 깨져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증권 등 10대 증권사가 발행한 카카오에 대한 보고서는 총 67건이었다.
이 중 메리츠증권의 목표주가 최고치는 지난 3월12일 제시한 8만3000원이었으며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 최고치는 3월11일 내놓은 8만2000원이었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7만5000원(2월16일), KB증권은 7만5000원(2월15일), NH투자증권은 7만3000원(2월16일), 삼성증권은 7만3000원(2월16일), 키움증권은 7만3000원(1월12일), 하나증권은 7만2000원(5월12일), 신한투자증권은 5만4000원(2월19일)을 목표주가 최고치로 제시했다.
당시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카카오 톡비즈 부분의 상승세가 올해도 지속되고 있으며 자회사의 비용 절감이 올해 추가 업사이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또 보유 현금을 고려하면 주주 친화 정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별도 법인은 약 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3월 주총 이후 보유 현금, 연간 5000억원에 달하는 별도 이익과 투자 정책 고려 시 확장된 주주 친화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카카오헬스는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국내 서비스를 넘어 일본 진출까지 앞두고 있어 신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 주요 원인은 인센티브 축소에 의한 별도 인건비 감소와 고마진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광고) 매출 성장에 있다"며 "올해도 보수적인 인력 운용과 마케팅을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예상과 달리 카카오 주가 올 들어 거의 매달 하락하고 있다.
이날(24일)도 한국거래소에서 카카오 주가는 3만9950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1월31일 종가 기준 5만2500원과 비교했을 때 1만2550원(6.03%) 떨어진 수치다.
카카오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리스크다. 2021년까지만 해도 카카오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양적 완화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 카카오 주가는 매달 10만원 이상을 유지했다. 2021년 6월30일엔 16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1월28일 8만5000원까지 내려앉은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2023년10월엔 3만원대까지 진입했다. 이후 다소 반등세를 보이며 5만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다시 주가가 폭락하며 3만원대를 기록하는 중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현실성 떨어지는 목표주가 제시는 해묵은 문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의 간담회에서 보고서의 신뢰성을 주문했다.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독립성을 제고하겠다며 애널리스트 성과평가 체계 개선, 독립 IRP(리서치회사) 제도 도입 등도 추진한다고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높여서 제시하는 것은 리포트 작성 기업을 대상으로 IB(기업금융)나 IPO(기업공개), 신용공여(대출) 등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하는 만큼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업 고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부정적인 리포터를 낼 경우 고객사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며 "고객사가 잠재 고객인 경우가 많은데다 기업탐방, 직원면담 등을 제한하면 증권사들은 기업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목표주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실적과 동종 업체의 PER(주가수익비율), PBR(주당순자산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시하는 만큼 투자 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만 최근 강세장이 이어져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서 실시간 반영되는 현재주가와 달리 목표주가는 변동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괴리율은 투자 시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민준, 이예빈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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