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자발적 멸종의 궤도를 선택한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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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 연구진은 2019년 '왜'가 아니라 '어떻게', 즉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양상으로 멸종에 이르렀는지를 인구통계학적 모델링 기법으로 분석해 그 결과를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인구집단의 출산율이 2%씩만 줄어도 1만 년 내에 멸종하고, 유아 생존율이 0.4% 감소해도 마찬가지 파국을 맞게 된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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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지만 프랑스 엑상프로방스대 연구진은 2019년 ‘왜’가 아니라 ‘어떻게’, 즉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양상으로 멸종에 이르렀는지를 인구통계학적 모델링 기법으로 분석해 그 결과를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인구집단의 출산율이 2%씩만 줄어도 1만 년 내에 멸종하고, 유아 생존율이 0.4% 감소해도 마찬가지 파국을 맞게 된다는 거였다. 연구진은 인구가 5,000명 미만이 되면 멸종으로 간주했다.
결혼-임신-출산 기피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인류가 직면한 세계적 현상이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평균 자녀의 수)은 1950년 4.84명에서 2021년 2.23명으로 격감했고 2100년이면 1.59명이 될 전망이다. 인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출산율, 즉 대체출산율은 약 2.1명. 유엔은 2021년 현재 전 세계 국가 중 약 절반(46%)이 대체출산율 이하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고 2100년이면 97%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인류는 이미 자발적 멸종의 궤도에 진입했고, 벼랑 끝을 향해 네안데르탈인보다 더 서둘러 내닫고 있다.
임신-출산 기피는 고소득 국가일수록 대체로 심화-가속화하고 있다. 출산-보육 보조금, 육아휴직 연장, 세금 인센티브 등 일부 국가가 시도한 출산 장려 정책들도 단기적인 효과는 보였지만 저 추세를 장기적으로 반전하는 데는 실패해왔다. 반면에 세계에서 아프리카 등 저소득 지역 출산 비율은 2021년 18%에서 2100년 35%에 이를 전망이다. 신생아 3명 중 1명이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 태어난다는 의미이고, 인류의 인구학적 미래가 거기 달려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물론 아프리카의 (출산율의) 앞날도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다.(계속)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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