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대한전선 ‘기술탈취’ 분쟁… “공장설계는 기밀”vs“핵심기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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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케이블 업계 1, 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고전압 해저케이블(HVDC) 기술 유출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분쟁은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축 설계를 담당한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운건축)가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불거졌다.
대한전선은 또 "가운건축이 공장 건물의 공간을 설계하는 업체이며 해저케이블 설비는 다른 전문업체를 통해 제작해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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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설비 배치도 ‘핵심기술’ 여부… 대한전선-건축사무소 계약 과정
자체기술로 공장건설 가능한지 등… 양사 입장 팽팽히 맞서 공방 가열
국내 케이블 업계 1, 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고전압 해저케이블(HVDC) 기술 유출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대한전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는 해저케이블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의 기술 탈취로 결론날 경우 LS전선의 위상이 공고해지지만, 유출 혐의가 없을 경우 HVDC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분쟁은 2008∼2023년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축 설계를 담당한 가운종합건축사무소(가운건축)가 대한전선의 충남 당진 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불거졌다. 경찰은 가운건축이 LS전선의 노하우를 대한전선 공장 건축에 활용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양사는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레이아웃(설비 배치)의 기밀 여부 △건축사무소 선정 과정 △해저케이블의 기술력 등 3가지 쟁점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24일 케이블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공장의 레이아웃을 포함한 설계가 기밀이라는 입장이다. 수십∼수백 km에 달하는 해저케이블을 생산·보관·이동하는 데는 일반 케이블과 다른 특수설비가 필요하고 그 배치도 중요해 주요 해저케이블 제조사 모두 핵심 기술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특수설비를 설치하는 높이가 수 cm만 달라져도 케이블 품질에 영향을 주는데 이 같은 노하우가 레이아웃에 담겨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한전선은 “공장 레이아웃은 핵심 기술이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케이블은 중심(도체)에서 바깥(절연체 및 외장 등)으로 공정이 진행되는데 이에 따라 설비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일부 해외 공장은 견학을 허락하거나 설비 배치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전선이 가운건축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 대해서도 양측은 상반된 주장을 한다. LS전선 측은 “대한전선이 가운건축에 먼저 연락해 수차례 설계를 요청했다”며 “계약금액도 LS전선의 두 배가 넘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전선은 공장 설계 경험이 있는 다수 설계 업체 중 정성·정량 평가를 통해 가운건축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또 “가운건축이 공장 건물의 공간을 설계하는 업체이며 해저케이블 설비는 다른 전문업체를 통해 제작해 설치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선은 LS전선의 영업비밀을 탈취한 바 없고 자체 기술력으로 공장을 건설했다는 입장이다. 대한전선은 2009년부터 해저케이블 연구를 시작해 2016년 충남 당진 케이블공장에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를 구축했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 실적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S전선 측은 대한전선이 납품한 적 있다고 하는 해저케이블은 1∼2km 수준의 짧은 케이블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수십 km에 달하는 긴 해저케이블을 제조하고 운반하는 데는 특수설비와 공장 내 설비 배치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며, LS전선은 이 경쟁력을 약 20년에 걸쳐 1조 원 이상을 투입해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해상 풍력단지 등에서 생산한 초고압 전기를 육지 등으로 전달하는 고압 해저케이블은 신재생에너지의 성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이다. 현재 고압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에선 LS전선이 유일하고, 해외를 포함해도 6개 기업뿐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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