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44%-트럼프 42%”… 美대선 다시 초박빙
상승세 탄 해리스, 여론조사 첫 선두… ‘대세론’ 상처 트럼프측 “허니문 효과”
해리스 “범죄자 트럼프” 연일 강조… 트럼프 “거짓말쟁이 해리스” 맞불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기울던 선거 판세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둘러싸고 혼란을 겪던 민주당을 빠르게 안정시킨 해리스 부통령은 첫 유세부터 트럼프 후보를 정조준했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당초 충성스러운 지지층에 암살 시도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지며 힘을 얻던 ‘트럼프 대세론’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 해리스, 일부 여론조사에서 근소하게 앞서
로이터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선 지지율 42%를 기록해 트럼프 후보(38%)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같은 날 발표된 NPR-PBS 공동 여론조사에선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와 접전을 벌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 하루 만에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의 공개 지지도 받았다.
● ‘트럼프 범죄자’ 프레임 강조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유세를 가졌다.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날에 이어 또 한번 “트럼프는 34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며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또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며 “트럼프는 미국을 후퇴시키려 하지만 우린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상대적으로 젊은 검사 출신 여성 정치인이란 정체성을 내세우며 ‘검사 대 중범죄자’와 ‘미래 대 과거’, ‘자유 대 혼란’으로 대선 구도를 재편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코로나19에서 회복돼 백악관으로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그는 X에 “남은 임기 국민을 위해 국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알리겠다”고 전했다. 후보 사퇴 배경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이유 등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 공화당은 ‘막말 리스크’ 우려
공화당 지도부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및 성별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표현을 ‘웃는 해리스’에서 ‘거짓말쟁이 해리스’로 바꿨다. 해리스 부통령의 함박웃음을 공격하는 게 흑인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과거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경선에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의 인도식 이름을 조롱했다. 밴스 후보도 2021년 해리스 부통령이 출산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해 “자식 없이 고양이와 사는 독신 여성들(childless cat ladies)은 자기 인생은 물론이고 국가를 위해서도 참담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 암살 시도 사건을 겪은 트럼프 후보는 비밀경호국 권고에 따라 당분간 대형 야외 유세를 중단하고 대형 실내공간 위주로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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