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정치하는 도의회가 되기를

경기일보 2024. 7.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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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경기도의회가 시작됐다.

지난 2년 경기도의회를 평가하라고 하면 '정치의 실종'이라 할 수 있겠다.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필자의 정치학 선생님이 쓰신 표현처럼 변화와 적응의 공간이라 할 '시간의 지평' 위에서 진득하게 서로 마주 보고 일하는 경기도의회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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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욱 광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후반기 경기도의회가 시작됐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보다 며칠 늦어졌지만 전반기 원 구성이 한 달 넘게 지연됐던 것에 비하면 아주 준수하다고 평가한 친구 기자의 말이 떠올라 쓴웃음이 났다.

지난 2년 경기도의회를 평가하라고 하면 ‘정치의 실종’이라 할 수 있겠다. 여당이나 야당 모두 각 정당 내부의 문제로 혼란스러웠고 자연히 도의회는 여러 차례 파행을 겪었다. 집안 싸움만 있는 정도면 차라리 다행이었을지 모른다. 여야는 상대방을 향해서는 더욱 격하게 대립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이야 지극히 당연하고 의석 동수로 인해 힘의 균형도 팽팽했으니 대립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대립과 갈등을 풀어 가는 방식인데 여야 모두 상대방을 마주 보고 대화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한 번 이야기해 보고 결렬되면 서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욕하기 바빴다. 필자는 어느 글에서 이를 ‘아첨(flattery)정치’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지지자들에게 상대방이 나빴다고 일러바치듯 해서 쓴 표현인데 참 적절하다 싶으면서 답답하다. 후반기에는 이런 모습을 안 볼 수 있을까?

정치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지방자치의 중심은 의회여야 한다고 늘 주장한다. 입법기관이자 제1의 대의기구인 의회의 권위가 바로 서야 비로소 시민들의 주권이 바로 설 수 있다.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바라건대 2년 동안 부디 ‘정치’를 하시기 바란다. 특정 제도나 전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상대 정당을 존중하고 의견차가 있음을 인정하며 그 선의를 의심하지 말고 서로 간 치열하게 논쟁하되 그럼에도 남아 있는 차이는 양보와 관용을 통해 타협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치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필자의 정치학 선생님이 쓰신 표현처럼 변화와 적응의 공간이라 할 ‘시간의 지평’ 위에서 진득하게 서로 마주 보고 일하는 경기도의회가 되기 바란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또 적응하면서 상대방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 조급함을 멀리하고 인내를 훈련하기 바란다. 정치가 전쟁이 되면 시민들의 삶이 희생된다. ‘좋은 정치가 좋은 시민을 만든다’는 정치학의 오랜 진리를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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