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개츠비스크의 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 말고요. 나는 모든 것을 옛날과 똑같이 돌려놓을 생각입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가 과거를 되찾고자 하는 자신의 열망을 표현한 말이다.
요즘 한국 증시를 두고 무기력하다느니, 다이내믹스가 떨어졌다느니 하면서 과거 미국 시장과 동조화한 시절을 그리워하며 디커플링(De-Coupling)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 말고요. 나는 모든 것을 옛날과 똑같이 돌려놓을 생각입니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가 과거를 되찾고자 하는 자신의 열망을 표현한 말이다. 요즘 한국 증시를 두고 무기력하다느니, 다이내믹스가 떨어졌다느니 하면서 과거 미국 시장과 동조화한 시절을 그리워하며 디커플링(De-Coupling)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지수의 흐름으로 보면 최근 상황을 디커플링으로 보기는 어렵다. 2020년 초에 발생한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는 3개월간 급락했고 한국(-33%)도 미국(-36%) 일본(-31%)과 유사하게 하락했다. 이후 2021년 6월 말까지 상승국면에선 오히려 한국 코스피지수는 3000선을 돌파하며 127% 상승해 같은 기간 미국(89%)과 일본(78%)을 능가하는 주가수익률을 보여줬다.
2022년 9월까지 하락하는 과정에서 미국(-17%)과 일본(-12%)보다 한국의 하락폭(-36%)이 컸지만 이는 직전 상승세가 컸던 데 대한 자연스러운 반락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후 올해 7월 초까지 상승과정에서 미국(40%)과 일본(58%)에 비해 한국(36%)은 상대적 상승탄력이 떨어졌지만 유사한 흐름이어서 디커플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려면 몇 가지 충족해야 할 조건이 있다. 기업실적의 호조, 경제성장률 등 매크로환경, 풍부한 유동성, 시장을 이끄는 모멘텀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은 기업이익과 거시경제 변수인데 우선 현재 기업이익은 중립, 혹은 마이너스다. MSCI 한국지수의 앞으로 12개월 영업증가율이 3개월 연속 둔화했다. 또한 이익집계가 가능한 기업의 49%가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개월 전에 비해 하향조정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상향조정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0%대가 예상된다.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급반전한 반도체업황과 환율 영향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생산, 투자, 소비 트리플 감소세가 이어지며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하락해 우리 경제의 다이내믹스가 약화했음을 보여준다. 다행히 유동성은 풍부하다. 증시 관련 자금으로 분류되는 MMF는 2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늘어났다. CMA 잔고도 82조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이상 늘었고 증권사의 고객예탁금도 56조원대로 전년 동기보다 6조원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시장을 이끌 상승모멘텀이나 업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상반기 배터리 관련 산업의 성장세 이후 AI 관련주의 상승세가 돋보이기는 했으나 시장 전체를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 한국 증시는 유동성을 제외하고 매크로환경도, 기업이익도, 상승모멘텀도 모두 좋은 상황이 아니다. '개츠비스크'(gatsbyesque)라는 말이 있다. 개츠비처럼 꿈과 이상을 좇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금 한국 증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과 경기흐름도 다르다. 어쩌면 살얼음판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시장은 항상 뜨겁고 주가는 늘 오르는 것이라고 믿는다면 개츠비스크와 무엇이 다를까.(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그 X이랑 무슨 관계?…욕설+폭행도" 전 아내 의부증 폭로한 배우 - 머니투데이
- '이혼 10년 차' 서동주 "이혼? 전생인 듯 기억 흐릿…3대가 '돌싱'" - 머니투데이
- 7년 사귄 남친의 '양다리'…바람피운 상대는 내 12년 절친 '충격' - 머니투데이
- 강경준 "장신영과 이혼 계획 없다…혼인 관계 유지 중" - 머니투데이
- 오정연, 1억으로 '분양가 14억' 아파트를?…"집 사기 좋은 시기였다" - 머니투데이
- "음주운전 곽도원, 원망스러워"…개봉 2년 미룬 곽경택, 솔직 심경 - 머니투데이
- 서동주, 경매로 산 집 알고보니…"7~8년 후 재개발" 겹경사 - 머니투데이
- "외벌이 띠동갑 남편, 딴여자 생겨"…6년간 '월말 부부', 아내의 고민 - 머니투데이
- 옥주현 목 관통한 '장침'…무슨일 있나 - 머니투데이
- 티아라 왕따설 전말은…김광수 "화영 계약서, 내가 찢었다" 눈물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