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제왕적 대표론 미래 없다"…이재명 "당원·국민 선택"

오문영 기자, 김성은 기자 2024. 7. 2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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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왼쪽부터), 김지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2차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4.07.24. photo@newsis.com /사진=

"최고위원 후보들 모두가 '이재명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라. 제왕적 대표로는 미래가 없다."(김두관 후보)
"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과 국민들 선택을 받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니겠나."(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두 번째 토론회에서도 김두관·이재명 대표 후보(가나다 순)간 날 선 공방이 두드러졌다. 김두관 후보는 4·10 총선 때의 '비명(비이재명)횡사' 논란까지 되짚으며 이 후보 중심의 일극 체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세제 개편 역시 지난 토론회에 이어 화두로 떠올랐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하에서의 실용외교의 필요성이 강조됐고 4년 중임제 개헌 등에 대해서는 김지수 후보까지 모두가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주도권 토론'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며 토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민주당 쇄신을 위한 과제'를 묻는 사회자의 공통 질문에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실히 담보되도록 공천 제도를 확실하게 개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비명횡사 논란을 꺼내 들었다.

김두관 후보는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박용진 전 의원 같은 분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는데 (당시에 당 지도부가) 탈락 이유도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며 "박 전 의원의 경우 상위 10%에 해당돼야 하는 분인데 하위 10%에 배정되면서 '친명횡재·비명횡사' 비판받았다. 저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제도를 혁신하겠다"고 했다.

이어 주도권 토론에서는 이 후보를 향해 "지난주 제주·인천 등 경선 과정을 지켜봤는데 8명 최고위원 후보 중에 이 후보 수석변호인이 되겠다는 분도 있었고, '이재명 대통령 집권플랜 본부장'이 되겠다는 사람도 있었고, 나머지 다른 분들도 '이재명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라. 그런 내용을 들으며 기분이 좋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걸 가지고 좋다거나 싫다는 등 감정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다만 제가 지지율이 높다 보니 (최고위원 후보들이) 그런 말씀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이재명이 인기가 없다고 하면 그럴 리가 없지 않겠나"라며 "아마 김두관 후보가 보기엔 불편하실 수 있겠다"고 했다. 이에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 말을 끊으며 "제가 개인적으로 불편한 게 아니라 당의 미래를 생각하니 불편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홍천=뉴스1) 김민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강원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7.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홍천=뉴스1) 김민지 기자

두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세제 개편을 두고도 이견을 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이 후보는 먹고사는 문제, 즉 '먹사니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이를 해결하려면 상당한 재원이 필요할텐데 종부세 완화, 금투세 유예를 이야기해서 깜짝 놀랐다. 먹사니즘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는 "종부세 자체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다. 조세는 국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이지 개인에게 징벌을 가하는 수단은 아니다. 그 점에 대해 반발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라며 "금투세의 경우 우리나라만 주가가 내려가 소액 투자자 피해가 너무 크다. 주식시장의 불공정성, 주가 조작 문제, 한반도 위기 등으로 인한 손실을 투자자들이 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뉴스1) 김민지 기자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전국당원대회 강원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4.7.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홍천=뉴스1) 김민지 기자

후보들이 일치된 의견을 말하며 토론이 차분하게 진행되는 순간도 있었다.

이를테면 이 후보가 다른 두 후보에게 "미중 경쟁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점점 심각해져 가는데 저는 실익을 찾는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물었던 때가 그렇다. 이에 김두관 후보는 "철저한 균형 외교로 가야 한다"고 화답했고, 김지수 후보도 "실익 기반의 균형 외교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두관 후보와 이 후보는 의원 외교 강화를 위해 국회 산하에 연구처를 만들자는 김지수 후보의 제안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후보들은 개헌 이슈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이날 대통령 임기 1년 단축과 4년 중임제 개헌을 제안한 김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지난 대선 때 이미 공약한 내용"이라며 "만약 대통령이 됐다면 임기 1년을 포기하고 개헌할 생각이었다. 30년 넘은 낡은 헌정 체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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