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교사 업무 ‘수업·연구’에 한정… 행정직원들 반발
야당이 초·중·고교 교사의 업무를 수업과 연구로 한정한 법안을 발의하자, 학교 행정 직원들은 “우리에게 업무를 모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행정 업무를 둘러싸고 지속됐던 교사와 다른 직원들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8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사들의 업무 범위를 수업과 연구로 한정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행정 업무가 너무 많아서 아이들 교육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교사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아예 법으로 교사 업무를 분명히 정하려 한 것이다. 초등 교사 출신인 백 의원은 초등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 당선된 직후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발탁됐다.
백 의원은 법안에서 교사의 교육 활동 업무가 무엇인지 9개 조항에 걸쳐 구체적으로 나열한다. 수업·수업 연구, 학생 생활 지도, 생활기록부 관리, 상담 등이다. ‘교육부 장관은 교사가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법안이 발의되자 학교 행정직 공무원들이 들고일어났다. 이들이 속한 교육청노동조합연맹은 18일 성명을 내고 “(개정안은) 교사들이 수업 외 잡무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는데, 결국 행정실 직원들에게 일을 떠넘기겠다는 것이 아니냐”라고 했다. 전국 학교 행정 공무원 수는 5만4000명으로, 교사(43만2000명)의 8분의 1 수준이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24일 기준 이 법안에 대한 의견 3만5000건이 달렸다. 교사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찬성 의견이 많지만, 반대 의견도 상당수다. “한국에 행정 업무를 안 하는 공무원도 있나” “교사 이익만을 대변해 ‘(행정직에) 업무 몰아주기’ 하려 한다” 등이다.
전문가들은 교사·행정직 간 갈등은 최근 10년간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돌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들어오면서 과거에 없던 업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본다. 행정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하게 선을 긋기 쉽지 않은 가운데 교사와 행정 직원 양측 모두 업무가 늘어나 불만이 생긴 것이다. 특히 최근 학교들은 행정직뿐 아니라 급식·돌봄 등을 맡는 무기계약직(공무직)을 대거 채용해 ‘교사 대 비교사’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최근 성명을 내고 “특정 직군에 대해서만 업무 경감 대책을 수립하면 다른 직군의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고 반발했다. 현재 학교 공무직은 15만1000명에 달한다.
서울의 한 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수업을 하다 보면 교사가 꼭 해야 하는 행정 일도 있는데, 업무 범위를 법으로 정하면 오히려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차라리 어쩔 수 없이 행정 업무를 하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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