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풍선 효과… 경기 ‘과·성·하·용·광’이 뜨겁다

이준우 기자 2024. 7. 25.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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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거래량, 34개월만에 최대
/김연정 객원 기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인기 주거지에서 시작한 아파트 값 상승세가 경기도로 확산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과천·성남·하남·용인 등 서울 강남권과 인접한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급증하면서 아파트 값도 눈에 띄게 오르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전셋값과 매매 가격이 동반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경기도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에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전국적인 집값 폭등을 자초한 문재인 정부의 실수가 되풀이되지 않게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6월 경기 아파트 거래, 34개월 만에 최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6월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는 1만2984건으로 집계됐다. ‘패닉 바잉’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8월(1만3479건)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많다. 6월 아파트 거래 신고가 이달 말까지 접수하는 것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1만5000건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작년 12월 거래량(5655건)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주택 거래 증가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과천, 성남, 하남, 용인, 광명 등 서울 강남권과 인접한 지역이다. 6월 과천 아파트 거래량은 162건으로 올해 1월(32건) 대비 5배 이상으로 늘었고, 성남 거래량(1058건)도 같은 기간 3.5배 증가했다. 하남시(2.7배), 용인시(2.1배), 광명시(2.1배) 등도 연초 대비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

그래픽=김하경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멀지 않으면서도 주거 환경이 좋은 경기도 남부권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고 있는 데다가 최근 들어 매매가와 분양가도 급상승해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아졌다”며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경기도로 주거 수요가 유입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 특례 대출이 경기도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2억원을 돌파한 서울과 달리 경기도에선 신생아 특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상대적으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천·분당서 역대 최고가 거래 줄이어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매 가격 상승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준강남’으로 통하는 과천은 지난주(15일 기준) 아파트 값이 일주일 전보다 0.44% 오르며 경기도 내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정부과천청사역 일대 아파트 단지에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3개월간 역대 최고가 거래가 16건이나 쏟아졌다.

과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84㎡(5층)는 지난 5일 21억8000만원에 팔려 1년 전 18억4500만원(4층) 대비 3억원 넘게 뛰었다. 지난해 7월 18억원에 거래된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84㎡(12층)는 같은 층이 지난 12일 3억1500만원 오른 21억1500만원에 팔렸다. 부동산 업계에선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한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가 강북 재건축 단지 최초로 일반 분양가가 평당 5000만원을 넘긴 데 이어 과천에서도 평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남시 분당 역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 지구 공모가 시작되면서 선정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면적 84㎡(21층)는 지난 4일 16억7000만원에 팔리며 1년 전보다 2억원가량 올랐다. 같은 동 ‘시범한양’ 84㎡(20층) 역시 지난달 15억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4개월 전보다 1억4000만원 뛰었다.

다만 경기도 아파트 시장도 지역별 온도 차가 큰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서울 강남과 가까운 지역과 달리 경기 북부권은 아파트 값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다. 일산 신도시가 있는 고양을 비롯해 파주·동두천·양주·의정부 등은 아파트 값이 연초보다도 떨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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