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광고, 탁구 라켓 핥는 장면으로 중국 누리꾼들 분노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공개한 광고가 중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광고 속 동양인 모델이 탁구 라켓을 혀로 핥는 장면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나이키가 최근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광고 영상에는 아시아계 탁구 선수를 연기한 모델이 탁구 라켓 가장자리를 핥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장면은 중국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상에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 윌렘 대포가 내레이션을 맡은 이 광고의 더빙 자막에는 "말해봐, 내가 다른 사람의 미움을 사는 사람인지?"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 이 광고는 나이키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 중인 '모두가 승자가 될 수는 없다'는 시리즈 광고 중 하나로,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 세리나 윌리엄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정친원,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문제의 탁구 광고 영상은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탁구 라켓을 핥는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고, "라켓이 사탕처럼 달콤하다고 생각했을까"라며 비아냥거리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작됐다", "중국인과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중국인들은 수년 전 신장 위구르 자치구산 면화 논란을 기억하며, 나이키에 대한 불매 운동을 촉구하고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H&M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2021년 신장 지역의 강제노동 의혹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며 신장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당시에도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에 직면했었다.

나이키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한 중국 매체들의 확인 요청에 "해당 내용을 관련 부서에 전달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은 관련 부서에서 결과가 오는 대로 밝히겠다"고 답변했다.

중국 내에서 나이키에 대한 불매 운동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광고 논란이 나이키의 브랜드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