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더위 아니면 물폭탄”…‘극단적 여름’ 보내는 한반도, 왜 이런가보니
전국 대부분 ‘습한 폭염’ 공습
체감온도 최대 35도까지 펄펄
중부지방 곳곳서 거센 소나기
강원 횡성에서는 24일 자정께부터 아침까지 천둥을 동반한 번개가 980회나 내리쳤다. 아침 출근길에는 시간당 88.5㎜의 폭우가 쏟아지더니 낮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진뒤 기온이 31도까지 올랐다. 횡성 주민들중에는 “태어나서 이런 날씨는 처음 경험한다”는 사람이 많았다. 5일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광주·전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 특보까지 동시에 발효되며 주민들은 극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등 두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 상공을 이중으로 덮어 폭염이 강화되고 소나기도 강하게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 아니면 폭우라는 얘기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태풍이 대만을 통과함에 따라 티베트고원에서 발달하는 티베트고기압이 오는 25일 우리나라 상층부를 덮고 같은 시간 북태평양고기압도 북상해 우리나라 상공을 완전히 덮을 것”이라며 “두 고기압이 상공을 완전히 덮은 상태가 태풍이 지날 때까지 유지돼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위에서 겹친 기압계는 여름철 한국에 폭염을 야기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티베트고기압이 상층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고. 북태평양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 넣으며, 강한 햇볕으로 지상에 축적된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위 현상으로 인해 당분간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으로 오르겠다. 광주, 대구, 울산, 제주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는 폭염 경보가, 경기, 강원, 세종, 충청에도 폭염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열대야도 전국적으로 나타나면서 밤낮으로 찜통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에 더해 폭우 소식도 있다. 기상청은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로 접근함에 따라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건조역)이 남하하면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티베트고기압이 한국을 완전히 덮게 되면서 대류를 억제하는 부분이 있지만, 북태평양고기압에서 부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수렴하거나 지형과 충돌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오전부터 밤사이 서울·경기내륙, 강원 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충북, 광주·전남 내륙·전북 내륙, 대구·경북·경남 등 지역에서 5~40mm의 소나기가 예보됐다. 소나기 특성상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집중되면서 일시적으로 폭우가 쏟아지거나 같은 지역 내에서도 강수량의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일부터 28일 사이 한국은 태풍 강풍대의 영향을 받지는 않겠으나,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가 보다 강하게 불어 들면서 매우 거센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상층 기압계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유지되지만 하층에 수증기가 더 많이 공급돼 소나기의 강수량도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26일 제주와 남해안에서는 소나기 강수량이 최대 120m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에도 강수 예보는 없지만 60mm 이상의 소나기는 내릴 수 있다. 소나기가 내리지 않는 지역은 폭염이 더 강화된다.
태풍은 중국 내륙에 진입한 뒤 세력이 점차 약해지며 27~28일 사이 태풍에서 열대저압부(TD)로 바뀌고 방향을 틀어 한반도 북쪽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에서 바뀐 저기압이 지나간 뒤 장마 종료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7월에는 태풍이 중국내륙으로 지나가고 다시 북태평양고기압이 그 자리를 채우면서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 장마가 종료 됐지만 2015년 7월에는 태풍이 북상하며 통과했지만 이후 남쪽으로 쳐진 북쪽 기압골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 사이에서 정체전선이 다시 형성되면서 태풍이 지나가고 16일 뒤(7월 29일)에 장마가 종료된 사례도 있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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