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명예훼손 고소" vs '대표이사 교체' 하이브 "무고로 대응"…내홍ing[종합]
[스포티비뉴스=정혜원 기자] 하이브 박지원 CEO(최고경영자)가 사임하고, 새 CEO로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가 내정됐다. 이 가운데 그룹 뉴진스 소속사 민희진 대표가 박지원을 비롯한 하이브 임원진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고, 하이브는 무고로 대응할 것을 알렸다.
24일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대표이사 박지원을 비롯해 감사위원회 위원장 임수현, 최고법률책임자 정진수, 최고재무책임자 이경준,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박태희를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어도어는 피고소인들이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 간의 메신저 대화와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 및 자신들의 의도대로 거짓 편집하는 행태를 수없이 반복해 왔다며 "피고소인들은 지난 4월 민희진 대표의 두 차례에 걸친 내부고발에 대해 어도어 대표이사에서 해임할 목적으로 '모회사의 자회사 감사'라는 명목으로 고소인들이 사용하는 어도어 소유의 업무용 노트북 PC들을 강압적으로 취득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도어는 개인적인 메시지 대화내용을 확보하고, 2022년경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에 부임하면서 초기화한 후 반납한 노트북도 포렌식해 업무가 아닌 개인 대화를 불법 취득했다고 밝혔고, 취득한 개인 대화 내용을 편집하고 왜곡해 민희진의 경영 및 업무수행에 대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언론에 배포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희진 대표 측이 입장을 밝히자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의 입장에 전면 반박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는 노트북 등 어떠한 정보자산도 제출한 바 없다. 감사에도 응한 적 없다고 주장했고, "두명의 부대표는 본인 동의 하에 정보자산을 제출했다. 당사가 강압적으로 취득한 바 없다. 당사는 민희진 대표가 과거에 반납한 노트북을 포렌식한 적 없음을 가처분 심문기일에 법정에서 이미 밝혔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와 무속인의 대화 내용에 관해서는 민희진 대표가 대화록을 포함해 다수의 업무 자료를 본인의 하이브 업무용 이메일 계정으로 외부에 전송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브 서버에 남아있었으며, 메일 수신인은 협력업체 B사의 고위 관계자였다고.
또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 입사 당시 개인정보의 처리에 동의하였고, 이러한 내용을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라며 "입수경위에 대해 수차례 밝혔음에도 허위사실을 앞세워 고소한 민희진 대표 등에 대하여 무고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3일 한 매체는 민 대표가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던 뉴진스 멤버들을 어도어로 데려가 데뷔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쏘스뮤직은 2018년부터 N팀(현 뉴진스)의 데뷔를 준비했고, 2021년 3분기 데뷔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민희진은 N팀 브랜딩 관련 업무를 미루는 등 의도적으로 N팀의 데뷔를 지연시켰다. 이로 인해 결국 N팀은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으로 데뷔하지 못했으며, 민희진은 N팀을 어도어로 이관해 데뷔시켰다.
그러나 이후 어도어는 추측에 기반해 재구성된 허위 사실이라며 "자신들의 의도대로 거짓 편집하는 등, 자회사 대표를 비방하는 보도 내용 및 자료를 제공한 하이브와 이를 기사화한 매체의 한심함을 넘어선 비도덕적 행태를 비판하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법적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하이브 박지원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사임했고, 하이브는 새 CEO에 이재상 CSO가 내정됐다고 밝혔다. 추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재상 내정자를 대표표이사로 정식 선임할 계획이다. 하이브는 그간 '하이브 2.0' 전략을 주도할 적임자로 이재상 CSO를 내정, 올 초부터 리더십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재상 CSO는 2018년 하이브의 전신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했고, 이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CIGO(최고혁신성장책임자), 하이브 CSO(최고전략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COO(운영총괄책임자),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하이브의 사업전략 및 투자 전반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하이브는 이재상 CSO에 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의 전략 수립, 운영 경험까지 두루 갖춘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라며 "하이브가 음악과 기술 기반의 고도화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박지원은 지난 3년간 하이브를 이끌어왔다. 그는 2014년부터 넥슨코리아 대표를 역임, 2018년부터 넥슨 글로벌 COO를 맡다 2020년 5월 하이브에 합류했다.
2021년 7월 취임한 박지원 대표는 재임 기간 하이브의 연결 기준 매출액('20년 7963억원 → '23년 2조1781억원)과 영업이익('20년 1455억원 → '23년 2956억원)을 각각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박지원 CEO는 이날 사내 메일을 통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 심경을 전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우리는 멀티 레이블 전략과 글로벌 시장 진출로 전례 없이 빠른 성장을 이루며 큰 도약기를 맞았지만, 이와 동시에 경영진들은 반드시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과 위기의식으로 향후 5년에 대한 성장전략을 고민해 왔다"라며 "올해 초에 성장전략과 그에 따른 실행계획이 어느정도 정리되었고, 구성원 여러분께는 지난 4월 타운홀 미팅에서 하이브의 중장기 전략이라는 내용으로 큰 방향성에 대해 공유 드린바 있다"고 했다.
이어 박 CEO는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의 변화 방향성에 대해 오랜 기간 숙고했다며, 이재상 CSO는 하이브의 비전·미션·핵심가치를 계승하면서 국내외 사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박 CEO는 대표이사직은 내려놓지만 하이브에 남아 자신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일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박지원 CEO가 하이브를 이끄는 과정에서, 하이브는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갈등을 겪었고, 내홍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지원 CEO와 민희진 대표의 사적인 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그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이 과정에서 멀티 레이블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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