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아내 때려 숨지게 한 남편 “술 먹어서 기억 없다” 주장

法 ‘중형 선고’

게티이미지뱅크

 
30여년을 함께 산 아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방치한 60대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23일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2월 12일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가려 했으나, 아내 B씨(70대)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방충망을 뚫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집에서는 두 사람의 다툼이 발생했고, B씨는 A씨에게 여러 차례 폭행당했다.

남편의 폭행에 쓰러진 B씨는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A씨는 쓰러진 아내를 외면했다. 그는 아내를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다.

재판에서 A씨 측은 상해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공소장에 기재된 폭행 횟수와 부위 등은 피고인의 기억과 일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 역시 “뺨이나 이마만 손으로 폭행했다”고 말했다.

또 “술에 취해 때린 기억이 없고, 당시 아내가 사망에 이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중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30여 년 생활을 같이해온 배우자를 무차별적으로 가격해 상해를 입히고 결국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잔혹하고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나이와 체격 등에 비춰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로 판단된다. 범행 이후에도 실질적인 수사 과정에서의 정황 역시 좋지 않은 사정이 여러 부분 확인이 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