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안 가도 되겠네"…3000원대 도시락 내놓자 '불티'
'3990원' 델리 바이 애슐리, 하루 6000개 팔려
프랜차이즈 치킨 값 뛰자…델리 대체재로 주목
최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예전만 못한 중에서도 마트의 '델리 코너' 메뉴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를 찾는 등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물건을 찾으면서 대형마트보다 창고형 할인점이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몰리는 현상과 달리 대형마트 델리 코너 매출 신장률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랜드킴스클럽에 따르면 '델리 바이(by) 애슐리' 코너를 처음 오픈한 지난 3월27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약 3개월간 킴스클럽 강서점 전체 델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3% 늘었다. 델리 바이 애슐리 메뉴는 하루 평균 최대 6000개 팔렸다. 델리 구매 고객 1인당 평균 약 9.4개를 사 가고 있다.
델리 바이 애슐리는 애슐리퀸즈에서 제공하는 '뷔페식 메뉴'를 따온 것으로 주부와 직장인들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메뉴와 '전 메뉴 3990원' 전략을 앞세웠다. 회사 측은 "주 소비층은 주부지만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1인 가구가 마트 델리에서 점심을 해결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웬만한 편의점 도시락보다 저렴한 가격의 가성비가 통한 것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회사는 메뉴를 다양화해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 단골들 만족도를 확보하겠다는 복안. 지난 15일에는 델리 바이 애슐리에 국내산 닭을 직접 오븐에 구운 '하프 로티세리 치킨'을 선보였다. 여름 보양식 메뉴로는 단호박 오리구이와 전복죽, 장어 지라시스시, 장어계란초밥, 대나무찰밥, 오리지널 훈제삼겹, 고추장 훈제삼겹 등을 신메뉴로 내놨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애슐리 바이 델리에서 판매되는 전 메뉴가 매장에서 셰프가 직접 조리해 바로 신선하고 따뜻한 것으로 내놓는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라며 "식당에서 맛보는 것과 동일하게 메뉴가 소진되면 셰프가 곧바로 요리해 추가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회사는 늘어나는 수요를 고려해 델리 코너 입점 매장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오는 31일 지점 중 가장 규모가 큰 킴스클럽 강남점에 3번째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다. 추후 매장 확대는 야탑점, 불광점, 신구로점 등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반기 내 빠르게 전개될 예정이다.
이랜드킴스클럽 관계자는 "신규 출시한 하프 로티세리 치킨뿐 아니라 이랜드그룹 외식 부문 메뉴 개발 노하우를 담은 신메뉴들은 메뉴 개발 전문팀이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치킨 등 메인 디쉬부터 사이드, 음료까지 세계 미식 메뉴로 홈파티를 넉넉하게 즐기도록 부족함 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 델리 코너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이마트 델리 코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이 기간 인기 품목은 치킨(14%), 간편 식사(8.9%), 즉석 피자(7.7%) 순이었다. 샌드위치 5종과 삼각김밥 3종 등 간편 식사는 2000원에서 4000원대, 치킨은 9000원대, 피자는 1만5000원대로 프랜차이즈에서 판매되는 가격 대비 저렴하다.
델리 코너 치킨은 브랜드 치킨을 대체할 수 있어 특히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 이마트 관계자는 "9980원에 판매되는 이마트 델리 ‘생생치킨’은 매월 10만마리 이상 판매되는 델리 코너 치킨 매출 1위 상품"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랜드 델리 바이 애슐리의 '텍사스윙'(3990원), 홈플러스 '당당치킨'(9900원) 등은 2~3만원에 팔리는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교하면 저렴해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간편 식사·요리를 델리로 판매하던 이마트는 유명 디저트 업계와도 손잡았다. 지난 6월부터 프리미엄 케이크 브랜드 '빌리엔젤', 요거트 전문 브랜드 '그릭데이' 등과 함께 이마트 단독 프리미엄 디저트 라인 강화에 나섰다. 실제 빌리엔젤 매장에서 6000~8000원대에 판매되는 디저트를 이마트 델리 전용 상품으로 구현해 지난달 20일부터 개당 3480원에 판매, 한 달간 5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며 외식비, 배달비 등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가격대로 한 끼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는 대형마트 델리 코너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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