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개최…북·러 밀착 등 의견 교환
한국 “북한 도발 및 북·러 협력 엄중 우려”
중국 “한반도 문제 해결 위해 건설적 역할”
한·중이 24일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한반도 및 국제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북·러 밀착 등 북한 문제를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측은 북·러 밀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중국 측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은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양자관계, 한반도 및 지역·국제 정세 등 서로의 관심사를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마자오쉬 부부장은 중국 외교부 부부장 4명 가운데 가장 선임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담당한다.
한국 측은 북한이 최근 오물풍선 살포 등 복합적 도발을 지속하면서,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해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통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측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한·중 사이 관련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이에 중국 측은 자신의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측은 탈북민 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고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했다.
양측은 한·중·일 3국 협력과 우크라이나 및 중동의 정세 등과 관련한 의견도 나눴다. 한·중은 또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중 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 ‘한·중 영사국장 회의’ 등을 통해 양측 간 경제·통상 협력과 인적 교류를 확대·심화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양측은 공식 회의를 마친 뒤 업무 만찬도 함께했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2021년 12월 화상으로 열린 지 약 2년 7개월 만에 재개됐다. 대면 개최는 2017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전략대화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가 양국 간 외교·안보 분야 소통 채널을 재가동키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중은 지난달 18일에도 외교·국방 ‘2+2’ 외교안보대화를 9년 만에 차관급으로 격상해 개최한 바 있다.
중국이 북·러 밀착과 이에 따른 한·미·일 협력 강화 움직임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해 한국 등과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 가중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마 부부장은 방한에 앞서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중·일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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