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펑펑 울었다”… ‘정산 지연’ 위메프 직원의 심경 글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 위메프와 티몬에서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위메프 직원의 심경 글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 직원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업체 등을 향해 ‘너무 죄스러워 펑펑 울었다’고 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반 큐텐의 유동성 부족에서 불거진 위메프와 티몬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피해는 소비자에게까지 번졌다. 결제 승인·취소를 대행하는 PG사(결제대행업체)들까지 발을 빼면서 소비자들이 결제뿐 아니라 환불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주요 은행들은 판매자에 대한 선정산대출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일 위메프 입점 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공론화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상황은 큐텐의 다른 계열사 티몬으로까지 번졌고, 현재 온라인상엔 피해 사례가 이어지는 중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판매한 상품의 구매를 취소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커머스 라운지’ 게시판에는 위메프로 직장 인증을 마친 한 네티즌 A씨의 심경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성인 된 이후 울어본 기억이 없는데 오늘 술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10여년 만에 펑펑 운 것 같다”며 “단지 회사가 망하고 내 앞길이 막막해서가 아니라, 오후 팀미팅 자리에서 회사의 일방적인 통보를 전해 들었을 때 어린 팀원들의 멍한 표정이 생각난다”고 했다.
A씨는 “정산금 몇십억이 물려있어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데, 오히려 ‘MD님이 잘못한 게 아니다’라며 위로하는 업체 대표님의 떨리는 목소리가 생각나 진짜 한시간은 펑펑 울었다”며 “큐텐에 인수되고 거래액 키운다고 업체들 독려했던 모든 프로모션들이 다 죄스러워 너무 괴롭다”고 했다.
A씨의 글은 캡처돼 X(옛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 확산했고, 네티즌들은 “직원들은 무슨 죄냐”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X 계정에 올라온 캡처 글은 올라온 지 9시간만에 조회수가 38만회를 넘길 정도로 화제였다.
이외에도 현재 온라인상에선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과 관련한 내용이 지속해서 화두에 오르고 있다. X 실시간 트렌드에는 ‘위메프 탈퇴’ 등의 검색어가 올랐고, ‘물건 구매 시 주의해야 하는 쇼핑몰 리스트’ ‘위메프, 티몬 여행사 미수금 현황’ 등의 글도 공유됐다. “파산하면 개인정보 팔아먹을 수 있으니 위메프랑 티몬 미리 탈퇴해라” 등의 주장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선 “본사에 가서 가구라도 들고 와야 한다”는 자구책까지 거론됐다. ‘실시간 위메프 본사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피해자들이) 돈 떼먹혔다고 가구랑 전자기기 떼가다가 경찰 출동했다”라는 목격담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24일 서울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약 30~40명 규모의 피해자들이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 항의 방문했다. 이에 경찰은 안전사고 대응 차원에서 현장에 출동했고, 아직까진 별다른 피해 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티몬에도 일부 피해자들이 항의 방문했지만, 티몬 측은 건물을 폐쇄한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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