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날 ‘용산과 소통’…윤심과 민심 사이 ‘정치력’ 시험대
친윤 “대통령과 척 지면 다 망해” 윤심 따르도록 ‘압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취임 첫날인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잘 소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집중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윤·한 갈등’이 재발할 거란 당내 우려를 불식하려는 모습이다. ‘국민 눈높이’와 윤 대통령 의중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한 대표의 정치력 검증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새 지도부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과 잘 소통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 대표는 국회 출근길에 제3자가 추천하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안을 발의한다는) 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데드라인을 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민주적인 정당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처럼 한 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당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바로 입법을 추진해 윤 대통령, 친윤석열(친윤)계와 갈등을 빚기보다 당내 논의 절차를 강조하면서 퇴로를 열어놓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과 소통하는 일정에 집중했다. 먼저 윤 대통령의 축하난을 들고 온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났다. 홍 수석은 “여당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한다”는 윤 대통령 전날 발언을 전하며 당정화합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제가 대통령과 함께 당을 이끌면서 집권여당과 윤석열 정부가 받고 있는 여러 가지 저항을 다 이겨내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대표실 벽에는 ‘국민과 함께 미래로 갑니다’라는 새 현수막이 걸렸다.
저녁에는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했다. 당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데 이어 이튿날 대면 소통에 나서 당정갈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친윤계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코드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는 (당대표에서 축출된) 이준석 전 대표와 다르다”며 “정치적 성장을 위해 현 대통령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이 대통령과 척지면 다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의 ‘허니문’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대표가 강조하는 국민의 눈높이가 윤 대통령의 뜻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김건희 여사 조사를 제3의 장소에서 한 것에 대해 “검찰이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민서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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