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 꼼수 막는다…식품 용량 바뀌면 석 달간 표시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직원이 유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한 견과류 업체는 지난해 아몬드 상품 한 봉지 용량을 210g에서 190g으로 바꿨다. 한 우유 업체는 기존 1000mL였던 1팩 용량을 900mL로 줄였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밝혀진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들이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용량이나 크기를 줄여 꼼수로 가격을 인상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용량 변경이 있는 제품에 대해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내용의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제정·고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내용량이 줄어든 식품은 최소 3개월간 변경된 내용을 제품 겉면에 표시해야 한다. 100g에서 90g으로 내용량이 줄었다면 제품 겉면에 ‘100g→90g’이나 ‘10% 감소’ 등의 표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출고 가격이 조정돼 단위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경우나 5% 이하로 용량을 조절하는 경우에는 표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각에서는 “올 연말까지 ‘꼼수 인상’을 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제로 슈거’ 제품의 표시법도 달라진다. 이전에는 ‘제로 슈거’로만 표기해도 됐지만, 앞으로는 ‘제로 슈거(감미료 함유, ○○kcal)’ 식으로 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