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정유’ 상반기 수출량 역대 최대…산유국 버금
하반기엔 정제 차액 악화 전망
국내 정유사들의 올해 상반기 수출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증가한 항공유·휘발유 등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사실상 산유국과 다름없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 제품 수출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억4525만배럴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로, 기존 최대는 2018년 상반기 2억3694만배럴이었다.
수출액으로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9.0% 증가한 237억6224만달러였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약 657억달러), 자동차(약 37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 실적이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석유 제품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상반기(279억9568만달러)보다는 적었다. 수출량이 늘어난 이유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객이 많이 늘어나며 세계적으로 휘발유·항공유 등 석유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 정유사들도 생산 설비를 더 많이 가동해 대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다 수출 품목은 경유로 전체 수출량의 40%를 차지했다. 이어 휘발유 23%, 항공유 18%, 나프타 8% 순이었다. 국가별로 보면 호주(18.6%), 싱가포르(13.0%), 일본(11.5%), 중국(9.0%), 미국(8.7%) 순이었다.
수출 물량과 금액이 많이 증가한 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으로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22.3%, 20.0%, 17.8% 늘었다. 특히 일본에 수출하는 물량 가운데 휘발유와 항공유가 각각 51%, 70% 증가했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항공유에서는 세계 최대 수출국이고 휘발유와 경유도 2·3위권 국가”라고 말했다.
향후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협회는 “올해 2분기 들어 중국·인도가 수출량을 늘리며 정제 차액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주력 품목인 항공유도 친환경 항공유로 전환될 예정이라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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