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마을건강센터 운영비 지원 중단 타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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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정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와 융합 형태로 운영하는 마을건강센터에는 내년부터 시비 지원을 끊겠다고 예고해 논란이다.
유사 사업 중복 지원은 예산 집행 원칙에 어긋나는데다, 일부에서 부산시 예산을 정부 센터에 전용한 사례가 있다는 게 이유다.
부산시의 마을건강센터와 보건복지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성격상 비슷하기는 하다.
정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는 건립비 약 70%를 국비로 지원받기 때문에 마을건강센터와 함께 운영할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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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도시 활성화 취지에도 안맞아
부산시가 정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와 융합 형태로 운영하는 마을건강센터에는 내년부터 시비 지원을 끊겠다고 예고해 논란이다. 유사 사업 중복 지원은 예산 집행 원칙에 어긋나는데다, 일부에서 부산시 예산을 정부 센터에 전용한 사례가 있다는 게 이유다. 두 기관을 한 곳에서 운영하는 곳은 사하 동래 금정 연제 등 8개 구에 15곳이다. 부산시는 애초 올해부터 삭감할 방침이었으나 구청의 강력한 요청으로 1년 늦췄다. 마을건강센터는 시비와 구비를 절반씩 보태 연간 6000만 원 상당 운영비를 충당하는데, 실제 삭감이 이뤄질 경우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구비로 전액 감당해야 한다. 해당 구청은 부산구청장군수협의회를 통해 부산시에 철회를 요청 중이다.
‘작은 보건소’라 불리는 마을건강센터는 2016년 시작 당시 부산시가 전국 최초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사업이다. 구군에 1곳 뿐인 보건소와 달리 4~5개소씩 촘촘히 배치해 간호사나 활동가가 노인 저소득층 건강을 밀착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민선 8기에서도 15분 도시 구현의 일환으로 확대 추진해왔다. 부산시의 마을건강센터와 보건복지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성격상 비슷하기는 하다. 그러나 사업 초기 정부 센터 유치를 독려한 게 부산시였다는 게 일선 구군의 설명이다. 정부의 건강생활지원센터는 건립비 약 70%를 국비로 지원받기 때문에 마을건강센터와 함께 운영할 경우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건강생활지원센터 15곳이 모두 마을건강센터와 복합 형태인 것도 이때문이다. 부산시가 이런 방식을 사실상 유도해놓고 이제 와 사업 중복을 문제 삼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부산은 건강지표가 17개 광역시도 중 제일 나쁘다. 지난해 나온 2022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간이나 심장질환 사망률은 1등, 순환기계질환은 2등, 뇌혈관질환은 3등이다. 부산은 가장 빨리 늙어가는 초고령 도시다. 노화를 막을 수 없다면 건강이라도 지켜야 한다. 부산시가 마을건강센터를 다른 지자체에 앞서 선도적으로 설치한 사정도 여기 있을 것이다. 8년째 접어든 마을건강센터는 등록 인원이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흡연율 음주율 신체활동증가율 등에서 궤도 정착이 눈앞인데 예산 문제로 자칫 멈출 수가 있다.
부산시가 줄이겠다는 예산은 연간 4억2000만 원 수준이다. 광역이든 기초든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작다고만 볼 수는 없는 액수다. 그러나 90억 원짜리 컨테이너형 문화시설이 방치되고, 110억 원 들여 지은 체육공원을 5년도 안돼 허물려는 게 부산시 행정이다. 불필요한 예산은 아끼는 게 당연하지만 정말 써야 할 곳에는 투자하는 게 진짜 행정이다. 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건강 프로그램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도록 부산시가 유도하고 확대하지는 못할망정, 무조건 없애거나 일선 구군으로 미루는 게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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