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쪼개는 멀티 클라우드, 비용도 덩달아 `껑충`
개발·보안범위 커져 부담 증가
지난 19일 전 세계를 덮친 '정보통신(IT) 대란'은 서버를 내부에 구축하지 않고도 편하게 데이터를 보관하고 IT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가 '소프트웨어(SW) 버그'의 고속 확산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클라우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핵심 SW에 문제가 생기면 클라우드 플랫폼을 타고 문제가 확산돼 전 세계의 서비스가 한꺼번에 중단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국내 피해는 제한적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언제든지 'IT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2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해 위험을 분산하는 등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클라우드든 SW든 특정 제품이나 기업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
◇하나로 합치기보다는 쪼개라이번 'IT대란'은 미국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포한 보안 프로그램 '팰컨 센서'의 새로운 업데이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 윈도와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MS는 이번 사태로 850만 대의 윈도 기반 기기·서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클라우드는 각종 데이터나 IT솔루션을 기업이나 기관이 보유한 서버가 아니라 외부 서버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기업과 기관이 늘면서 전 세계적 클라우드 장애가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여러 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멀티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 이벤트"라며 "하나의 클라우드에 차질이 생긴다면 곧바로 다른 클라우드로 옮겨 같은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멀티클라우드 아키텍처가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또한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여러 브랜드를 쓰는 것이 좋다"며 "이번 사태에서도 만일 기업들이 보안 프로그램을 50%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사를 사용하고 50%는 V3를 사용했다면 한 업체에 문제가 생겼어도 나머지 50%는 이용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멀티 클라우드란 두 곳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중요한 데이터를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에 백업할 수 있어, 한 클라우드 사업자에서 데이터 손실이나 장애가 발생할 경우 다른 클라우드에 저장된 백업을 통해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다.
◇멀티 클라우드 비용은 부담
하지만 대기업 정도를 제외하고는 멀티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 부담 때문에 주저한다. 단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것에 비해 비용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멀티 클라우드는 기술적 난해함과 관리의 복잡성도 수반한다. 서비스 이용 비용 증가뿐 아니라 클라우드 간 호환성을 고려한 개발·관리비가 추가로 들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복수의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만큼 보안 리스크를 막기 위한 관리의 범위도 커진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백업용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된다면 기업으로서 비용이 더 드는 건 맞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할 경우 네트워크 대역폭에 따른 비용 증가가 따른다.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업체가 자사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가져오거나 클라우드 내에서 데이터를 이동하는 작업은 쉽고 저렴하게 제공하지만 데이터를 자사 밖으로 내보낼 때는 높은 요금을 부과한다. 워크플로에 따라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간에 대용량 파일을 송수신해야 한다면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도 무작정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밝힌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멀티 클라우드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일 뿐 아예 없애지는 못한다"라며 "클라우드를 쓰는 이유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인데 멀티 클라우드를 쓸 경우 결국 비용이 증가해 이점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염흥렬 순천향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면 비용이 최소한 두배 이상 든다"며 "훨씬 큰 비용이 드는 만큼 금융이나 의료 서비스같이 그만큼의 비용을 수반하더라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에 한해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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