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신사업·본원 경쟁력' 강화···카카오, 제2혁신 나서야
전략사고 가능한 내부인재 양성
문어발식 탈피 신사업 위주 재편
주식 먹튀 등 경영실책 바로잡고
플랫폼 혁신 등 서비스 개발 집중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된 카카오(035720)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을 선보이면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김 위원장의 부재로 카카오의 경영 시계는 느려졌지만 멈춰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했던 경영 쇄신 작업을 이어가면서 내부 시스템 정비와 사업 재편,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카카오가 재계 순위 15위(2023년 기준)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하는 데 원동력이 됐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톡(Talk·소통)’을 키워드로 경영·사업 혁신 방향을 짚어봤다.
◇내부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전문가들은 창업 18년 만에 재계 순위 15위의 대기업으로 급성장한 카카오가 기업 규모에 걸맞은 내부 인재 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수한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것과 동시에 주인의식을 지닌 내부 인재를 양성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카카오는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기업 중 한 곳”이라며 “엔지니어뿐 아니라 인문·경영 등 여러 분야의 인재를 확보해 다양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자체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교수는 “기술 개발을 위한 엔지니어 채용도 중요하지만 그룹의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CEO나 인재를 내부에서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성장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에 계열사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는 18일 기준 124개로 지난해 4월 147개에 비해 23개가 줄었다. 대신 AI, 클라우드, 디지털 헬스케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서 AI 기술을 잘 살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디지털과 AI라고 하는 큰 틀에서 또 다른 혁신을 만들어내는 게 카카오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준법·윤리·책임경영 강화=전문가들은 카카오가 꾸준히 지적받아온 ‘회전문 인사’를 개선하고 ‘먹튀 논란’과 같은 CEO의 도덕적 해이가 반복되지 않도록 준법·윤리·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카카오 임원들이 상장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챙기는 등 도덕성이 결여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외부독립기구로 설립한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위상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 교수는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고성장을 이룬 IT 기업에서 나타나는 ‘형님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플랫폼 기업만이 가진 도전정신을 유지하면서 어떤 관리 모델을 마련할지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인프라 등 본원 경쟁력 제고=수익 극대화에만 치중하는 ‘무늬만 혁신 기업’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플랫폼 기업의 상징이 된 카카오톡 등과 같은 혁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국민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먹통이 된 것을 계기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AI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확대 중이다. 아울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서비스와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접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카카오가 플랫폼을 통한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고민할 때 ‘동반 성장’ 측면에서 고민을 했더라면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수익을 올리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최우선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 구성원들이 이를 지킬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AI 시장뿐만 아니라 검색 시장에서도 해외 플랫폼의 공습이 매서운 만큼 카카오가 초심으로 돌아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지영 기자 yjy@sedaily.com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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