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논란+외국인 코치 선임' 첫 기자회견은 '해명 릴레이' 예상, 홍명보 감독 입에 시선 모인다

박건도 기자 2024. 7. 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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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일문일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임기 극 초반부터 쉽지 않을 듯하다. 홍명보(55) 감독은 첫 기자회견서 풀어야 할 게 너무 많다. 해명 릴레이가 될 분위기는 불 보듯 뻔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4일 "홍명보 감독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대표팀 사령탑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은 25일 오전 9시경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국가 간 이동 중 항공편 지연 등 변수로 24일 귀국은 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곧장 유럽으로 향했다. 지난 15일 대표팀 감독으로서 첫 공식 행보를 유럽 출장으로 정한 것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2년 반 동안 대표팀을 이끌 외국인 코치를 선임하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통상적으로 취임 기자회견 후 업무를 시작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라고 이유를 들었다.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60) 경질 후 약 5개월간 지도자를 물색한 끝에 울산HD를 지도하던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 지난 22일 축구협회의 성명문에 따르면 전력강화위는 전임 외국인 지도자(파울루 벤투, 클린스만)의 사례를 들어 "선수단 내 화합과 기강 확립에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내국인 감독 선발 추천 여론이 많았다"라고 평가했다. 제1차 전력강화위부터 홍명보 감독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끝내 정식 지도자 자리까지 맡게 됐다.

장문의 해명문은 오히려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유럽 최고 무대를 경험한 제시 마쉬, 백전노장 거스 포옛(우루과이), 분데스리가 출신 다비트 바그너(독일) 등 외국인 지도자들은 면담 끝에 한국 대표팀 사령탑 선임이 불발됐다. 축구협회의 성명문에 따르면 해당 감독들은 축구 철학과 국내 상주, 계약 조건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이유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국내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홍명보 감독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면접이 아닌 읍소에 가까운 면담 후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앉았다. 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수원FC와 울산의 K리그1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를 만났고, 하루 간 고민 끝에 대표팀 감독 자리를 수락했다.

해명문에 나와 있듯 22페이지의 자료와 경기 영상 16개, 또는 16페이지의 PT 자료를 제시한 외국인 감독은 모두 축구협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국내 지도자 커리어를 통해 이미 능력 검증을 마쳤다는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고, 발 빠르게 선임까지 발표했다. "특혜가 아니다"라는 해명이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그리 와닿지는 않는 이유다.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상위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실태 조사를 위해 감사까지 착수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독박을 썼다는 이임생 이사는 업무방해혐의로 고발당했다. 축구계 인사들은 정몽규(62) 회장과 홍명보 감독에게 선임 과정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고 있다. 목전의 국가대표팀 성적에 목매는 것이 아닌, 축구협회의 주먹구구식 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였다.

국내에서 분노의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유럽 출장을 떠났다. 외국인 코치 면접을 직접 보며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주축 선수들까지 만나고 왔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첫 기자회견부터 풀 게 산더미다. 대개 신임 사령탑은 본인의 철학과 팀 운영 계획을 알리지만, 홍명보 감독 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를 듯하다. 홍명보 감독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동고동락한 박지성(43)은 "신임 감독이 처음부터 지지를 받아도 어려운 게 팀 운영이다. 지금 분위기에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코치 선임 관련 차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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