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력만큼 비판의 대응력도 중요하다 [왜냐면]

한겨레 2024. 7. 24. 18: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는 비판력의 중요성은 강조하면서도 비판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인들의 질의·응답 장면을 보면 타당한 비판보다는 근거 없는 비방이나 허위주장, 편파적 시각, 감정적 대응, 폭언, 파벌의식이나 사익을 위한 억지 논리, 온당치 않은 조롱이나 비난, 인신공격 등으로 정상적인 토론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비판하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점이 있으면 이견을 정중하게 제시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김성일 | 전 강릉원주대 교수

우리는 비판력의 중요성은 강조하면서도 비판에 대한 적절한 대응에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인들의 질의·응답 장면을 보면 타당한 비판보다는 근거 없는 비방이나 허위주장, 편파적 시각, 감정적 대응, 폭언, 파벌의식이나 사익을 위한 억지 논리, 온당치 않은 조롱이나 비난, 인신공격 등으로 정상적인 토론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남들에게 비판을 듣거나 문제를 지적당하는 경우는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무력감에 젖거나 주눅이 들 때가 많다. 더구나 많은 사람 앞에서 혹평이나 비난을 받으면 자존심이 상하고 창피하거나 모욕감이 들어서 반발심이 생겨 화를 내거나 앙심을 품기도 한다. 때로는 무조건 듣지 않으려고 하거나 엉뚱한 답변으로 반박하려 들기도 한다.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은 자신의 약점이나 부족을 방어하는 태도를 드러낼 뿐이다. 수동적인 대응으로는 상대의 반응에 침묵하거나 자리를 피하기도 하고, 단지 비난을 모면하기 위하여 빈정거리거나 가식적인 태도로 방어적인 사과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행동은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난처한 상황을 모면하는 데 유리할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시당하면 기분 좋을 리 없지만 이에 의연하게 대응하는 사람들은 가혹한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각을 달리하여 동기부여의 기회로 상황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자극에 휘말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보다 가치 있는 행동을 주도적으로 선택한다. 비판하는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점이 있으면 이견을 정중하게 제시한다. 그리고 변명하지 않고 끝까지 경청함으로써 비난을 최대한 수용하려는 자세를 취한다. 들은 내용을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곱씹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비판 속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탐색하여 배우는 기회도 만들려고 노력한다. 비판자에게 조언을 구하며 협조를 유도하는 것이다. 비판에 열린 태도를 취하며 자신의 업무 태도나 결과에 대한 피드백(평가)으로 여기면 업무 수행에 소중한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나아질 수 있다.

누가 비난이나 비판을 할 때 예상과 달리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고 도움을 요청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켜 스스로 비난을 철회하는 상황을 조성하게 되기도 한다. 비판하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지식이나 존재를 과시하는 목적도 있다. 이 경우에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열거하며 반박하거나 방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며 모르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면, 비판자는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비판을 시도하지 않는다. 흔히 비판하는 사람의 말은 옳은 것조차 듣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나 인식의 한계를 지니고 있으므로 자기 생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겸손한 태도로 논쟁과 토론을 전개할 때 공동체의 규범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해 볼 수 있어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