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화가 도시 회복에 미치는 영향
최민성 델코리얼티 회장
세계도시문화포럼 WCCF(World Cities Culture Forum)은 전세계 6개 대륙 40개 이상의 주요 도시가 참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다. 문화가 번영하는 도시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공유하고 있다.
문화는 도시를 지원하고 건강과 복지 개선, 관광객 유치, 경제 활성화 등 도시의 '황금알' 역할을 한다. WCCF는 올해의 문화 트렌드를 회복과 복지, 권력의 공유, 문화 생태계, 향후 과제와 기회, 미래 도전과 기회 등 5가지 주제로 정하고, 이를 다시 10개의 트렌드로 정리하고 있다.
문화는 코로나19의 장기적 영향을 줄이면서 도시 회복을 주도하였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 중 문화 수요시장의 위축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예술가와 창의적 인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글로벌 대도시들은 경제와 사회 회복을 위해 혁신적인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런던은 사람들의 도심 회귀를 위해 문화 관련 기관과 기업을 지원하고, 서울과 취리히도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문화는 건강과 관련해서도 시민들이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많은 도시에서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문화는 의료 서비스와 협력하면서 시민의 웰빙을 지원하고 있다. 브뤼셀과 몬트리올의 의사들은 '사회적 처방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정신 건강을 위해 박물관 방문을 처방하고 있다.
문화는 의사 결정권자인 시민과 함께하면서, 행동하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 많은 도시에서 공동 창작과 시민 집회 등 다양한 요구와 관점을 반영하는 시민참여 문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시카고는 시민과 지도자들이 함께 작성한 도시 전체 계획인 'We Will Chicago'를 통해 권력을 공유하고 있다.
문화는 불평등과 역사적 불평등을 해소한다. 많은 도시가 경제적 불평등, 인종주의, 성차별, 동성애 등 차별 분위기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문화를 활용하고 있다. 시드니는 호주 원주민을 위한 공공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위험에 처해있는 예술가 작업공간, 소규모 공연장 등 문화 공간 등 지역 사회의 문화적 인프라를 보호해야 한다. 여기에 급격한 도시화, 부동산 가격 상승, 젠트리피케이션, 생활비 상승 등에도 대처해야 한다. 바르셀로나는 '아트 팩토리' 프로그램으로 빈 공장을 저비용 창작 공간으로 용도 변경했다.
창의적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 창조 경제는 프리랜서와 소규모 비즈니스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들 인력의 고용 조건이 불안정해지면서 신규 창의적 인재의 진입을 막고 있다. 이에 샌프란시스코는 예술가를 위한 보편적 기본소득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있다.
24시간 도시, 즉 문화를 선도하는 야간 경제도 뜨고 있다. 24시간 문화 정책에 집중하는 도시들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야간 시장'과 야간 문화활동이 늘고 있다. 이 현상은 야간 안전과 야간 근로자의 권리 등 다른 정책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토론토는 야간 경제를 위해 라이선스와 조닝을 재검토하여 안전한 공간 제공 등 가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는 희망과 회복력을 키운다. 문화는 기후 위기, 재정 압박,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시대에 희망과 회복력을 불어넣는 강력한 힘이 된다. 창의적인 도시는 경제적 회복력과 향상된 건강 결과 등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는 러시아 침공 속에서도 희망을 주기 위해 영화관과 박물관 등을 문화 안식처로 활용하고 있다.
신기술이 문화와 창의성에 도전하고 있다. 기술과 인공지능(AI)은 혁신과 창의적 표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일자리 손실, 지적 재산권, 법적 딜레마 등 우려도 동반하고 있다. 도시는 창작자 지원 방법과 AI가 문화 정책을 개선하는 방법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더블린은 도시의 문화 자산을 디지털화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미래 도전과 기회 창출을 위해 문화는 기후 변화와 함께 글로벌 개발 의제가 되고 있다. 도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는 문화의 역할을 더 많이 인식하고 있다. 문화는 정체성, 회복력, 기쁨을 제공하고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지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인간의 기본 권리다. 문화는 유엔의 넷제로를 달성하려는 지속가능발전목표에 행동을 같이한다. 스톡홀름과 파리는 순환 경제 이니셔티브를 문화와 함께 하고 있다.
WCCF가 발표한 트렌드에서 보다시피 문화는 도시의 지속 가능 성장을 주도하면서 기후 행동, 역사적 불평등 시정, 지역 사회 결집 등 긴급한 우선순위를 해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우리도 도시문화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지혜롭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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