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인상… 올해도 이자잔치?

주형연 2024. 7. 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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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내림세 불구 금리 ↑
신한銀 오름세에 타은행도 채비
이자장사 논란 나올까 전전긍긍
[연합뉴스]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는 반면 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시기가 2개월 늦춰지면서 규제 강화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금리와 상반된 대출금리 흐름= 신한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0.1~0.3%포인트(p) 올린다고 24일 밝혔다. 주담대는 0.2%p, 주담대 갈아타기 대출은 0.2~0.3%p 인상한다.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 0.2%p, 코픽스 신잔액 기준 0.3%p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보증기관별로 0.1~0.2%p씩 상향된다. 서울보증과 주택도시보증 상품은 6개월물과 2년물 금리를 각각 0.2%p, 0.1%p씩 올린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 상품은 일괄적으로 0.2%p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2주 사이 대출 금리를 세 번이나 올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타 은행들도 최근 잇달아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금리를 올렸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이달 1일, 18일에 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보다 0.04%p 하락했다.

앞서 5월에는 6개월 만에 상승하며 전월 대비 0.02%p 올랐으나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주담대 고정금리를 산정하는 지표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도 하락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되고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대출한도 조정과 같은 다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이자수익'만 늘리나= 금융당국이 '가계 빚' 급증세를 경고하며 대출 수요를 억누르고 있지만 은행들의 이자수익만 증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고금리 고통이 커지자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초과이윤세) 도입을 추진하는 등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은행들의 수익은 오히려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 주요 은행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를 모두 쌓으면서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홍콩 H지수 상승으로 예상보다 손실폭이 줄며 일부 충당부채에서 환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상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은 ELS 배상과 관련해 8ㄷ만7000건 이상 합의한 상태다. 일부 은행은 배상합의 진행률이 70%를 넘어섰다.

실제로 지난 23일 KB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손해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약진한데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올 1분기 홍콩 ELS 배상비용에 따른 손실 충격에서 벗어난 덕분이다. 이같은 이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KB금융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추가로 4000억원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금융사들의 2분기 실적도 모두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총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5298억원이다. 홍콩 ELS 배상 영향을 받았던 지난 1분기보다는 7.1% 늘었고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5.8% 증가한 수준이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대출 성장은 둔화되겠지만 가산금리 조정에 따른 대출 금리 상승이 순이자마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출 성장이 둔화된다는 점은 은행의 자본 비율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수요가 잡히지 않으면 은행들은 금리를 더 인상해야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은행들은 고객뿐만 아니라 당국의 눈치도 살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결국 이자장사 논란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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