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에게)볼넷보다 승부하는 게 맞다, 높게 평가…” 공룡들 29세 우완 기 살리기, KIA 괴물과의 승부는 괴로워[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볼넷보다 승부하는 게 맞다.”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가 6-1로 앞선 6회말 1사 1루. 마운드에는 NC 우완 배재환(29)이 있었다. 타석에는 이날 첫 타석부터 안타-2루타-3루타를 잇따라 터트린 ‘젊은 괴물’ KIA 김도영. NC로선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배재환은 초구를 던지기 전에 1루에 견제부터 했다. 1루 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기보다, 김도영과의 승부 이전에 한 템포를 쉬어가겠다는 의미. 그런데 이때 포수 박세혁은 이미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다.
ABS 시대에 더 이상 포수의 포구나 프레이밍이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박세혁은 배재환에게 ‘어렵게 승부하자’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줬다. 볼넷을 줘도 된다는 얘기다. 실제 배재환의 초구가 몸쪽으로 들어오며 스트라이크가 됐지만, 반대투구였다. 박세혁은 이때도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다.
이후에도 박세혁은 줄곧 빠져앉았는데 배재환의 공이 자꾸 박세혁의 미트를 외면했다. 결국 2B2S서 5구 슬라이더가 역시 몸쪽 높은 쪽으로 들어가더니 좌월 투런포가 됐다. 박세혁으로선 그 상황을 우려해 조심스럽게 승부하고자 했지만, NC로선 최악의 결과였다. NC로선 이 한 방으로 1-8까지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사실상 추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이 끊겼다.
그럼에도 강인권 감독은 배재환을 감쌌다. 2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 승부를 하는 게 맞다. 결과가 그렇게(홈런) 나왔지만 승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배재환을 높게 평가한다”라고 했다.
또한, 강인권 감독은 “아웃코스로 들어가면 좋았지만, 생각한 코스대로 들어가도 결과는 모르는 것이었다. 승부를 했다는 것 자체로 괜찮았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사실 볼넷으로 내보내도 1사 1,2루서 최형우를 상대하는 것이었다. NC로선 선두타자 소크라테스에게 중전안타를 맞는 순간 해당 이닝에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만큼 KIA 타선이 무섭다. 소크라테스~최원준~김도영~최형우~나성범으로 이어지는 1~5번 상위타선은 리그 최강이다. 배재환이나 NC 투수들만 이들을 어려워하는 게 아니다. KIA를 제외한 9개 구단 투수들에게 김도영은 공포의 대상이다. 강인권 감독은 배재환의 기를 살려줬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