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외국인에게 한국 금융은 어떨까

은행이 아무리 비대면으로 계좌를 열어주고 싶어도 결국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지난해 9월 법무부와 금융위원회가 '외국인 등록증 진위 확인서비스'를 허용한 이후다. 그 전까지는 은행을 직접 방문해야 몇 달 만에 겨우 계좌를 열었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장벽보다 더 두터운 것이 바로 '언어장벽'이다. 외국인 특화점포를 운영하지만 이 같은 정보는 주로 한국어로 제공된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외국인 고객에게 앱을 통해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국인도 고통스러운 '인증'의 벽에 막히게 된다. 외국인 고객 전용 앱인데 인증은 한국어로 안내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OTP·인증서 발급도 은행에 직접 가야 한다. 한국 대학이 경쟁적으로 유치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비를 낼 때도 은행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모두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직접 취재하면서 들은 불편 사례다. 즉 다국어 서비스를 하나 더 늘리는 것보다 세계 공용언어인 '영어'로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이 같은 기본적인 접근성, 인프라를 깔아주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할 일이다. 미래 고객에 목 마른 금융사는 앱 개발비용 등 인프라 지원을 해주면 금융사들의 투자 의지가 커질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금융당국은 외국인 금융서비스 개선은 각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경영상 판단할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인구감소 국가들은 인센티브를 내걸고 외국인 인력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력의 합리적 관리방안'을 위해 내년에 만들 기구에서 외국인 금융접근성 정책도 논의할 때다.
gogosi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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