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무능한 정치정당 … 與, 유능한 경제정당이 살 길"
與의원 중 경제전문가 12%
여의도硏·민간싱크탱크 연계
상시협업으로 정책 뒷받침 절실
인구절벽·첨단산업 이슈 선점
기업 돌파구 산업정책 내야
이재명 먹사니즘과 차별화를
"정권 재창출의 핵심 열쇠는 경제다. 앞으로 2년간 설득력 있는 해법을 내놓는 정당이 민심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을 이끌 선장에 한동훈 대표가 선출되면서 22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여야 지도부 라인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 대표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결 구도로 펼쳐질 향후 2년은 '선거'라는 정치 이벤트가 없는 시기다. 그러다 보니 양 진영 간 정책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글로벌 저성장·고물가 경제 국면에서 민심을 정조준한 정책 구호를 내놓고 있는 건 정작 야당이다. 대표적인 게 이재명 전 대표의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이고, 그 외 반도체 산업 지원·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도 민주당이 이슈를 끌고 있다.
24일 정치·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정책 이슈 제기에 대해 '포퓰리즘이다. 저의가 의심된다'고만 했지,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음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지지 기반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경제·민생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성진 이화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총선이나 당대표 선거 때와 같은 '흠집내기 경쟁'을 했을 때 더 많이 손해 보는 건 결국 집권여당"이라며 "민생 이슈에서 국민의힘만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정책 이니셔티브를 내세우지 못하면, '경제마저 못하는 보수'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신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실종된 산업 정책을 복원하고,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안동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돌파구를 못 찾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정책이 사라진 지가 10년이 넘었다"며 "요즘 전 세계를 주도하는 건 인공지능(AI) 아닌가. 그렇다면 여당에서 해당 산업의 동향을 계속 살펴보고, 필요한 부품·장비에 무엇이 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 발굴뿐 아니라 현재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산업군에서 여당이 관련 입법 과제를 끌고 가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저성장 시대에는 재정을 풀고 금리를 인하해 서민경제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용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건전재정은 '전가의 보도'(대대로 내려오는 명검)가 아니다. 어려울 때는 재정을 꺼내 써야 한다"며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던 은행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과 대대적인 기금을 조성해 서민부채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도 집권여당의 최대 과제로 내수 진작을 꼽으며 확장재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결국 이재명 전 대표가 제시한 '먹사니즘'과 차별화되는 서민경제 부양책을 여당이 내놔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22대 국회에 새로 입성한 경제 전문가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중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문 관료 출신은 박수민·이종욱·박성훈 의원 3명뿐이다. 경제 분야를 전공한 교수 출신은 전무하다. 기업인 출신 초선 의원 역시 고동진·최수진·최은석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국민의힘 의원 구성을 봐도 경제 전문가·기업인 출신은 13명으로 전체의 12%만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민생·경제 관련 입법 성과 역시 저조하다. 국민의힘이 1호 법안으로 발표한 '민생법안 531' 법안 중 74%가 '재탕'이었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재건과 외부 전문가 풀 활용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 대표 역시 민간 브레인에 정책·전략을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동훈 신임 대표가 여의도연구원에 경제정책 전문가를 확충하거나, 외부의 경제전문가를 초빙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적극적인 외주·협업을 통해 경제 플랫폼 정당이 되면, 아군을 더 많이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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