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땀 흘리며 용접 실습…여름보다 뜨거운 늦깎이 열정[르포]

권신혁 기자 2024. 7. 24. 17: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0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여름날, 머리가 희끗한 '늦깎이' 학생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용접 작업에 한창이었다.

지능형에너지설비, 전기 실습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50대로, 흔히 '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나씨는 "실습장을 학위 과정 학생들과 함께 쓰다보니 용접 장비 등을 쓰려면 대기해야 한다"며 "많은 인원이 같은 실습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폴리텍대 '신중년 특화훈련' 현장 방문
50대 학생들 "기능사 자격증 따겠다"
"사무직으론 제2의 인생 살지 못해"
[서울=뉴시스] 권신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국폴리텍대 정수캠퍼스에서 용접 작업을 하고 있는 한 학생의 모습. 폴리텍대 '신중년 특화훈련 프로그램'의 일부다. 2024.07.24. innovati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30도가 넘는 후텁지근한 여름날, 머리가 희끗한 '늦깎이' 학생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용접 작업에 한창이었다. 빨갛게 녹는 금속에서 나온 열기로 실습장은 후끈했다. 목장갑을 낀 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학생'들이다. 직장인, 퇴직자, 구직자 등 모두가 한 장소에 모여 인생 제2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24일 오후 뉴시스 기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신중년 특화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서울 용산구 한국폴리텍대 정수캠퍼스를 찾았다.

지능형에너지설비, 전기 실습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대부분 50대로, 흔히 '아저씨'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전기과 실습장은 스크류 드라이버가 돌아가는 소리로 가득차 있었다. 학생들은 나무 판자로 된 개별 작업 공간에서 고개를 숙인채 작업에 열중했다. 전기 배선이 복잡하게 이어진 모습도 보였다.

배선 작업을 하던 한 학생은 "학교 다닐 땐 전기 이런거 전혀 몰랐는데, 이제서야 여기서 잘 알게 됐다"며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고 말했다.

폴리텍대는 이 같이 기존의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퇴직 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려는 중장년층에게 특화 훈련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실무 위주로 교육이 진행돼 빠른 재취업, 이직 등을 돕는다.

취재진에게 실무과정을 설명하던 이창민 폴리텍대 전기과 교수는 "전기기능사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훈련"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졸업생 및 재학생들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수료 후 에너지 관련 자격증을 취득해 재취업에 성공한 나상욱씨는 "인생 2막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애로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나씨는 "실습장을 학위 과정 학생들과 함께 쓰다보니 용접 장비 등을 쓰려면 대기해야 한다"며 "많은 인원이 같은 실습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을 향해 "신중년 훈련과정을 위한 별도의 실습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재학생인 이선규씨는 30년간 사무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말 퇴직했다. 이씨는 "사무직으로는 제2의 인생을 살지 못한다"며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훈련 중 휴식을 취할 공간이 없다"며 휴게실 확보를 요청했다. 그는 "저는 50대지만 학생 중 60대도 있다"고 했다.

실습 현장을 돌아보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은 이 장관은 "현재 예산이 제한돼 있지만 여러분들이 성과를 내주신다면 양질의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인 방향은 계속 일하는 것, 그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