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기본소득 해보니, 아니네

김인수 기자(ecokis@mk.co.kr) 2024. 7.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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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은 공동체의 모든 시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현금.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매달 1000달러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다른 한 그룹(대조군)에는 50달러만 준 것.

기본소득을 받은 가구는 3년 차 소득이 4만5710달러(기본소득 제외)에 그친 반면 대조군은 가구 소득이 5만970달러에 달했다.

기본소득 지급 첫해에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2~3년 차에는 그런 효과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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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은 공동체의 모든 시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현금.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은 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6000만달러를 들여 3년간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매달 1000달러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다른 한 그룹(대조군)에는 50달러만 준 것. 그러면서 지난 3년간 두 그룹의 근로 시간과 소득,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가 지난 21일 발표됐는데, 기본소득을 받은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근로 시간이 감소하고 소득도 낮았다. 정신 건강은 초기에 개선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효과가 퇴색했다.

근로 시간을 보면 기본소득 그룹은 주당 평균 1.3시간을 덜 일했다. 고용률도 2%포인트 낮았다. 일을 덜 해서인지 소득도 낮았다. 기본소득을 받은 가구는 3년 차 소득이 4만5710달러(기본소득 제외)에 그친 반면 대조군은 가구 소득이 5만970달러에 달했다. 기본소득 그룹의 소득이 낮은 것을 보면 이들의 일자리가 더 좋다고 볼 수도 없다. 기본소득 덕분에 여유를 갖고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도 근거가 희박해진다.

기본소득은 건강 증진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연구팀은 "현금 지급으로 실험 참가자들이 전반적으로 신체가 더 건강해지고 운동을 비롯해 건강에 이로운 활동이 증가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기본소득 지급 첫해에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으나, 2~3년 차에는 그런 효과도 사라졌다. 연구팀은 "현금 지급만으로는 만성적인 건강 악화, 육아의 어려움, 높은 주거 비용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일부 긍정적 효과도 있기는 했다. 기본소득 그룹은 3%가량 창업 아이디어를 더 많이 떠올렸고 기부도 더 많이 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기본소득을 정당화하지 못할 것이다. 기본소득 찬성론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보는 게 어떨까 싶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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